상반기 순익 2637억원 '사상 최대'···비이자이익도 역대급이자이익 감소·NIM 하락에도 운용·수수료 수익 급성장하반기엔 플랫폼 중심 비이자 확대·글로벌 사업 본격화
카카오뱅크는 6일 오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연결 기준) 263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수치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을 이끈 건 비이자수익이다. 대출비교, 수수료, 광고, 자산운용 수익이 고르게 늘면서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30.4% 증가한 5626억원을 기록했고, 전체 수익의 36%를 차지했다.
2% NIM 방어선 붕괴···연간 가이던스도 하향 조정
다만 2분기 순이익은 기존 컨센서스(1291억원)를 소폭 하회하는 126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NIM은 1.92%로 전분기보다 17bp 하락했다. 순이자스프레드 축소(-12bp)와 자산·부채 포트폴리오 재조정(-5bp)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MMF 등 NIM에 반영되지 않는 자산이 늘었고,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산수익률이 낮아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해 권태훈 카카오뱅크 CFO는 "연간 NIM 가이던스는 기존 2%에서 1.9%대로 하향 조정됐다"며 "하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대비 20~50bp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인 자산운용 수익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 2분기 운용 손익은 18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2억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안정적 채권 중심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되 고수익 우량채권 투자와 자산 다변화를 지속하고, 운용조직과 내부 프로세스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577억원으로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하반기에도 보수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건전성 부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간 대손비용률은 전년보다 소폭 낮은 0.6%대를 전망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2분기 대출채권 매각이익은 95억원으로 전분기(121억원)보다 26억원 줄었다. 개인채무자보호법 등 제도 변화의 영향으로 매각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결과다.
같은 기간 여신은 약 50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대부분 신용대출·개인사업자대출로 구성돼 위험가중자산(RWA)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늘었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부 여신은 위험가중치가 낮게 산정되는 반면, 무담보 신용대출과 자영업자 대상 대출은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돼 가중치가 높게 부여된다.
올해 2분기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소폭 하락했다. 2분기 수신 잔액은 6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5% 늘었지만 저원가성 비중은 58.8%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권 CFO는 "저원가성 예금 비중은 여전히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며, 특히 모임통장 잔액 증가가 비중 유지를 견인하고 있다"며 "시그니처 상품 강화로 구조를 유지해가겠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22% 줄었다. 체크카드·미니카드 수익 감소와 대출비교 서비스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권 CFO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6·27 가계부채 대책 영향이 컸다"며 "연간 기준으로 기존 가이던스였던 두 자릿수 성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광고 수익 확대와 함께 보금자리론, PLCC 등 신규 상품을 통한 수익 다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수신 중심 성장전략 유지···AI·가상자산·글로벌 사업도 '속도'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수신 중심의 성장 기조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2분기 예대율은 70.4%로, 수신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60% 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연간 대출 성장률은 기존 가이던스인 10%를 유지하되, 하반기에는 가계대출 둔화를 보완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과 개인사업자대출 중심의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수익성 변화와 미래 성장 동력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카카오뱅크는 이자이익의 축소 흐름을 플랫폼, AI, 글로벌 확장으로 보완하겠다는 전략을 재확인했다.
권 CFO에 따르면 율해 상반기 금융혁신서비스로 지정된 AI검색·AI계산기는 누적 70만 명이 이용했다. 하반기에는 모임통장에 'AI 모임총무' 기능이 적용될 예정이다. 단순 기능 제공을 넘어서 앱 전체에서 AI 기반 인터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목표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전략도 언급됐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신홍근 카카오페이 대표와 함께 카카오의 스테이블코인 TF장을 맡고 있다. 권 CFO는 "발행, 유통, 보관, 결제 등 디지털자산 생태계 전반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명계좌 인증과 거래 모니터링 등 가상자산 관련 실전 경험을 갖췄다"며 "CBDC 실험 참여를 통해 지갑 개설, 송금, 결제 등 기술 기반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글로벌 사업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태국에서는 SCBX·위뱅크와 구성한 컨소시엄이 지난 6월 가상은행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연내 준비법인을 설립한 뒤 내년 하반기 영업 개시가 목표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는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고객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NIM 방어가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자산운용과 비이자수익 확대, 플랫폼 고도화 전략으로 수익성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AI와 글로벌 확장을 통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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