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상반기 수출 사상 최대···화장품주 전반에 훈풍 이어져에이피알,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시총 1위 등극' 판도 변화
지난해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에이피알은 실적과 시가총액 모두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앞서며 업계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를 K뷰티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건산업 수출액은 137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화장품 수출은 55억1000만 달러로 14.9% 증가했으며, 전체 화장품 수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기초화장용 제품이 미국과 홍콩, 폴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성장 흐름은 증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이피알은 전 거래일 대비 11.32% 오른 20만8500원에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22만4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은 7조9322억원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화장품 업종 내 시총 1위에 올랐다. 상장 초기인 2023년 2월 시총이 약 1조900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5개월 만에 약 4배 성장한 셈이다.
에이피알의 주가 급등은 실적이 뒷받침했다.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277억원, 영업이익은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0.8%, 20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25.8%를 기록해 수익성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대표 브랜드 메디큐브는 화장품, 이너뷰티, 향수 등 뷰티 부문에서 2270억원을 올렸고, 부스터 프로 등 디바이스 부문에서도 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해외 성과도 눈에 띄었다.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은 78%로 국내를 크게 웃돌았고 특히 미국은 전체 매출의 29%를 차지하며 국내 비중을 넘어섰다.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6% 급증했으며 유럽에서도 발주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은 5938억원, 영업이익은 139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5%, 149% 증가했다. 이로써 에이피알은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227억원을 넘어섰다. 증권가는 에이피알이 앞으로도 2~3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과 20%대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프라인과 B2B 채널 확대가 초기 비용을 상쇄하며 외형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 업계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도 2분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2분기 매출 1조950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556% 증가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매출 1조50억원, 영업이익 737억원으로 각각 11%, 1673%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설화수 아이오페 프리메라 미쟝센 등의 브랜드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중화권 매출은 23.2% 늘었다. 미주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각각 10%, 18%씩 증가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뷰티 부문이 21년 만에 적자 전환되며 부진을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1조6049억원,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각각 8.8%, 65.4% 감소했다. 뷰티 부문 매출은 6046억원으로 19.4% 줄었고,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중국 시장 회복 지연과 면세 방문판매 등 전통 채널 구조조정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이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생활용품 부문은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1% 줄었고, 음료 부문도 매출과 이익이 각각 4.2%, 18.1% 감소했다.
업계는 에이피알의 시가총액 1위 등극이 단순한 실적을 넘어 K뷰티 산업 내 리더십 변화의 상징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전략 수정과 체질 개선에 나서는 사이 에이피알은 자사몰 운영과 글로벌 플랫폼 입점, 현지 법인 설립 등을 통해 해외 시장 직접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 회복과 글로벌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LG생활건강은 이커머스와 디바이스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대신증권은 에이피알이 미국과 일본 중심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멀티채널을 구축해 경쟁사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K컬처 열풍과 맞물려 에이피알의 실적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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