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움직임에 재편USDe·USDY 등 다양한 지급 모델 등장글로벌 플랫폼, 이자 리워드로 규제 우회
1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법적 해석 여지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자 지급 유무 ▲지급 방식 ▲증권형, 비증권형 여부 ▲이용 대상 ▲이용 가능한 권역 등으로 나뉘며 새판이 짜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법제화에 고수익성 스테이블코인 부각
그중 가장 주목을 받는 건 에테나랩스의 스테이블코인 USDe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담보한 스테이블코인 USDe는 기본적으로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USDe를 에테나랩스에 스테이킹(예치)하면 달러 연동형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고, 이를 거래소나 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에 재예치하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에테나랩스 측은 사용자의 이더리움을 예치한 수익으로 이윤을 배분한다. 이 밖에 현물 롱(매수) 포지션과 선물 숏(매도) 포지션을 조합한 뒤 펀딩비로 수익을 취한다. 리스크도 높지만 수익성으로 상쇄된다는 평가다.
에테나랩스 측 자료에 따르면 이용자는 지난해 평균 18% 가까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11일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USDe는 시가총액 약 14조2400억원을 기록하며 테더(USDT), USDC에 이은 3위를 기록했다.
스테이블코인 시대 개막···선점 경쟁 치열
미국에서는 혼합형 스테이블코인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블랙록이 출시한 '비들(BUIDL)'은 대표적인 하이브리드형 모델이다. 미국 국채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한 이 스테이블코인은 토큰 보유자에게 이자를 지급한다. 최소 투자 금액은 500만 달러로, 일반 개인은 접근이 불가능한 기관 전용 상품으로 분류된다.
최근 미국에서는 리테일용 증권형 스테이블코인도 출시됐다. 피겨마켓이 발행한 YLDS는 담보로 프라임 MMF에 투자된 국채·회사채 등을 보유한다. 이자는 미국 단기금리(SOFR)에서 0.5%포인트를 뺀 연이율로 이날 기준 3.85% 수준이다. 지급 방식은 USD나 YLDS 중 선택 가능하며 반드시 신원 인증(KYC)을 거쳐야 수령할 수 있다.
미국 외 시장을 노린 스테이블코인도 떠오르고 있다. 온도파이낸스의 USDY는 미국 국채와 은행 예금을 담보로 한다. 투자자는 담보 채권에서 발생하는 실질 금리를 연 4.5~5% 수준으로 지급받는다. USDY는 발행 후 일정한 락업 기간이 있으며 운용사가 파산할 경우에도 별도의 신탁기관이 청산 절차를 거쳐 원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
코인베이스·페이팔, 자체 이자 지급···일각선 우려
한편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제화 속에서도 '꼼수'를 부리는 곳들도 있다. 미국의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은 여전히 이자 지급에 준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경우 USDC 예치시 연간 4.1%의 이자를 제공한다. 페이팔 역시 PYUSD를 자사 지갑에 보관하는 사용자에게 연 3.7%의 보상을 제공한다.
이들은 모두 이자 지급 논란과 관련해 발을 뺐다.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이 직접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가 아닌 탓에 플랫폼 운영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이라는 해명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편법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가치 안정성'이 본질인 스테이블코인이 일반 금융투자 상품처럼 이자와 고수익을 약속할 경우 디페깅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연구원은 "USDe는 리스크가 있지만 가상자산을 담보하는 만큼 테라-루나 리스크는 구조적인 차이가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USDY, YLDS 등의 출시와 적극적인 시장 확장은 긍정적인 모멘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코인베이스와 페이팔은 현행법에서 금지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수익 지급 케이스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완전히 증권성 문제에서 자유롭다고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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