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나토 목걸이' 의혹 관련 서희건설 압수수색···이봉관 회장 자수서삼부토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 주가조작 의혹 수사 본격화현대건설, 대통령 관저 시공·국책사업 특혜 의혹에 수사 요청 잇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자본시장법과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11일 김건희 여사의 '나토 순방 당시 착용 목걸이' 의혹과 관련해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서희건설이 김건희 여사에게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건네며 인사청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목걸이뿐 아니라 수천만 원대의 브로치·귀걸이까지 선물했다고 자수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점에 비춰 이 회장이 인사청탁 명목으로 고가 귀금속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의 이러한 자수서를 토대로 김 여사가 받은 고가 장신구의 대가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해당 귀금속의 구매 경위와 구매 자금 출처 등을 조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와 얽힌 건설사는 서희건설만이 아니다. 앞서 삼부토건은 주가 조작 혐의로 특검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주목받았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각종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했지만 실제로 진전을 보인 사업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이 불거지며 '김건희 특검' 필요성을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특검의 다음 칼끝이 현대건설로 향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를 시공했으며, 국책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은 특검팀에 현대건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를 시공하고 국책사업을 수주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 30일 "현대건설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관저 리모델링 공사 중 상당한 부분을 '뇌물'로 시공하고, 그 대가로 대형 국책사업을 특혜로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단호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사 요청서에는 가덕도신공항과 관련된 계약·설계 변경의 법적 타당성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진행 중인 서희건설·삼부토건 수사에 더해 현대건설까지 본격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건설업계 전반을 옥죄는 구조적 긴장감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일부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닌 정치·경제적 변수와 맞물린 업계 전반의 리스크를 가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건설업 전반의 경영 환경이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를 드러낸 만큼 윤리 경영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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