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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팝업·AI로 확장하는 편의점···'체류형 플랫폼' 실험 본격화

유통·바이오 채널 NW리포트

팝업·AI로 확장하는 편의점···'체류형 플랫폼' 실험 본격화

등록 2025.08.19 11:27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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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결합·리테일테크 접목으로 매장 체류시간 늘려외형 성장 한계 맞은 편의점, '경험 중심' 오프라인 전략 강화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퍼스널컬러(개인 피부색) 진단부터 화장품 구매까지 가능한 뷰티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사진=GS리테일 제공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퍼스널컬러(개인 피부색) 진단부터 화장품 구매까지 가능한 뷰티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사진=GS리테일 제공

편의점이 단순한 소비재 판매처를 넘어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팝업스토어, AI 기반 리테일테크 등 새로운 공간 실험을 통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 속에 오프라인 유통 전반이 성장세 둔화를 겪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머무는 공간'으로의 전환을 통해 출구를 찾고 있다. 단가 낮은 생필품 판매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 같은 흐름은, 체류 시간을 수익으로 전환하겠다는 새로운 실험이기도 하다.

체류형 플랫폼 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 머무르게 만들고, 머무는 동안 소비하게 만든다는 구조다. 매장이 브랜드와 콘텐츠가 만나고, 소비자와 기술이 교차하는 '작은 유통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시도가 콘텐츠 기반 팝업스토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월트디즈니코리아와 협업해 'K리그×주토피아' 팝업스토어를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지난달 열었다. 약 100평 규모의 이 공간은 굿즈 키오스크, 포토카드 체험존 등을 갖춘 복합 콘텐츠 매장으로 구성됐다. 단순 유통 지점을 넘어 브랜드 경험의 접점으로 확장된 사례다. CU는 지난 5월 K팝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연계한 테마형 매장도 운영했다. 자사 앱과 SNS를 연결한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팬덤 기반 소비를 유도하고 있으며, 매장을 복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GS25) 역시 공간 전략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일본 돈키호테와 협업해 오픈한 팝업스토어는 개장 첫날 1200명이 넘는 대기 인원을 기록했고, 일주일간 약 1만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글로벌 콘텐츠에 기반한 유통 채널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AI 등 리테일테크 기반의 체험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GS25는 서울 인사동 매장에 AI 뷰티 디바이스를 도입해 퍼스널컬러 진단, 스타일 추천, 관련 제품 제안까지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루 평균 100여 명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연내 10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 수가 5만5000개를 넘어서면서 물리적 확장에는 한계가 명확해졌다. CU와 GS25는 백화점·쇼핑몰·관광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외부 공간에 팝업스토어를 배치하거나 테마형 매장을 개설하며 채널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기존 점포 간 경쟁에서 벗어나 브랜드 경험을 통한 신규 수요 유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가맹 모델 '뉴웨이브(New Wave)'를 앞세워 미래 고객층 공략에 나섰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문을 연 뉴웨이브 매장은 학원가 상권에 맞춰 시식 공간을 기존 대비 2배 확대하고, 10대 소비층을 겨냥한 디저트존과 패션·뷰티존을 구성했다. 기존 점포보다 2030세대 매출 비중이 20%포인트 이상 높았고, 주요 카테고리 매출도 최대 15배까지 증가했다.

다채로운 색감과 트렌디한 인테리어로 구성된 공간은 유럽형 팬시점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각적 경험까지 강화했다. 체류를 유도하고, 브랜드에 머무르는 시간을 수익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의 생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0.1% 줄었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 처음이다. 온라인은 15.8%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편의점과 대형마트는 각각 0.5%, 1.1% 감소했다. 오프라인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 소비가 아닌 경험의 깊이가 소비자 선택의 기준이 되는 시대"라며 "편의점 역시 체류형 콘텐츠 실험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로서의 경쟁력을 재정의하려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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