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개최···재계 총출동11건 대규모 MOU···1500억달러 투자계획 발표도류진 회장 "한미 산업 협력 구상 실행 위한 로드맵"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 총수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양국 제조업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했다.
먼저 회담 첫날 그룹 총수들은 1500억달러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과 투자 확대를 통한 양국 간 상생 협력 강화다. 특히 라운드테이블 직후에는 조선과 원자력 등 주요 핵심 광물 분야에서 11건의 대규모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1500억달러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투자 계획과 오늘 양국 기업들이 논의할 협력 강화는 원대한 한미 산업 협력 구상을 실행하는 로드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대 그룹 중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공개한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는 당초 지난 3월 미국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해 현지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에 50억달러(약 7조원)를 추가해 향후 4년간 총 260억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추가 투자 핵심은 '로봇' 등 미래 산업이다. 현대차는 일단 오는 2029년까지 미국 내 로봇 공장을 연 3만대 규모로 신설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등 미래 사업과 관련한 현지 기업들과의 협력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공장을 건설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구체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양사가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만큼 이번 자리에서 관련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미 두 회사가 미국 현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별도의 추가 계획은 내놓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내년 가동을 목표로 370억달러(약 50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시설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HBM 공장은 2028년 가동이 목표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도 당장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LG그룹이 향후 4년간 200억달러 이상을 미국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미국 주요 기업인들을 만나 현지 기업들과 배터리,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에서 3곳의 단독공장과 5개의 합작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LG화학도 연간 6만톤(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테네시주에 건설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단순한 수치(금액)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향후 미국 내에서 입지를 넓히는 동시에 양국 간 기술 협력과 공급망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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