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SK에코플랜트 완판수요 예측 실패에 0건 기업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3일 진행한 3100억원 규모 회사채 청약에서 전량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달 26일엔 ESG(녹색) 채권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2000억원 모집에 5배 넘는 수요를 끌어냈다.
SK에코플랜트도 지난 7월 1300억원 모집에 8330억원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고 발행 규모를 2600억원으로 확대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포스코이앤씨 역시 수요예측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지난 6월 진행한 11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0건'의 주문이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추가 청약에서 200억원을 간신히 채웠고 나머지 900억원은 증권사 인수단이 떠안았다.
시장에서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 강등이 치명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아졌다. 핵심 사유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 부담과 재무안정성 저하다.
실제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간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계속 줄고 있다. 2022년 360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3년 2595억원, 지난해 1695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3년 499억원에서 2024년 -979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다만 부채비율은 개선됐다. 2024년 상반기 기준 198%로 전년 동기 205% 대비 소폭 낮아졌다.
문제는 롯데건설에 유동성 지원을 해줄 롯데케미칼마저 최근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점이다. 롯데건설의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은 최근 3년간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2024년 8941억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들도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정기 평가 보고서에서 "롯데건설은 PF보증 규모 감축에도 불구하고 분양 실적 악화와 이익 창출력 저하로 여전히 우발채무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롯데건설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은 아직 제한적이나 내년부터 원가율이 개선되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ljs@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