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송파 등 인기 지역 중심 전셋값 연쇄 상승"대출규제·1가구 위주 기조 변하지 않는 한 오름세"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한 주 전과 같은 0.08% 상승했고 전세가격은 2주 연속 상승 폭을 키우며 0.07% 올랐다. 매매가격은 지난달부터 상승 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전셋값은 상반된 흐름이 뚜렷하다.
특히 서울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 강동구, 양천구 등의 전셋값이 평균 0.20%, 0.14%, 0.10%씩 오르는 등 몇 주간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용산구·동작구·마포구·광진구 등도 0.08%~0.09%씩 올라, 주거·교육 선호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7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적용되고, 6.27 대책에 따라 수도권 전역에서 6억원 이상 주담대(주택담보대출)가 전면 금지됐지만, 전세대출 보증 비율이 90%에서 80%로 낮아지고 '갭투자(전세 끼고 매입)'도 사실상 금지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전세 매물마저 대거 거둬들인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면서 집을 사지 못하고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계약 체결률은 높아졌고, 매물은 급감한 상황이다.
KB부동산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이달 첫 주 152.4를 기록하는 등 고공 행진 중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수요와 공급을 비교하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전세 수요자가 매물보다 많다는 의미다. 설문 응답자 중 58.8%가 '공급 부족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 기준으로 이날(10일 오후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8846건으로 지난 6월 10일 2만3164건에 비해 19.7% 급감했다. 이 기간 서울 강동구 매물은 2907건에서 735건으로 74.8% 줄었고, 성북구(1385건→451건) 67.5%, 광진구(1001건→371건) 63.0% 등의 감소 폭이 컸다.
주요 대단지별로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은 이달 현재 171건에 불과하다. 이 아파트 매매 물건은 불과 두 달 전인 7월 중순까지 300여 건에 달했지만 이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이 아파트 매매 물건이 큰 폭으로 늘어 현재 377건에 달하는 점과 비교된다.
인근 대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세 매물은 석 달 사이에 123건에서 40건으로 67.5% 급감했고, 헬리오시티 전세 매물은 343건에서 235건으로 31.5% 줄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와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등 서울 전역의 대장단지 전세 매물이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 확인된다.
대출 문제와 실거주 위주 정책,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인해 당분간 전셋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로 선호 입지 아파트 매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전세로 수요자가 몰리고 있지만 1가구 1주택 위주의 정책과 실거주 의무로 전세 매물은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서 전세를 놔야 공급이 느는데 다주택자들의 추가 매입도 막고 있어,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전셋값 오름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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