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풍경 대전환···귀성 대신 여행 선택항공·관광산업 매출 급증·제주 특수 기대여행수지 적자·내수 위축 가능성 우려도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이어지는 특별교통대책 기간 동안 3218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추석(6일간)보다 8.2% 증가한 규모다. 하루 평균 이동 인원은 775만명에 달하며, 추석 당일인 6일에는 933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40.9%가 연휴 기간 여행을 계획했고, 이 가운데 국내가 89.5%, 해외가 10.5%를 차지했다. 이동수단은 승용차가 84.5%로 압도적이다.
해외여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연휴(2~12일) 동안 이용객이 245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루 평균 22만3000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하계 성수기를 웃도는 수준이다. 출국자가 가장 많은 날은 3일로, 12만9000명이 출국할 전망이다. 여행사 예약도 급증했다. 하나투어는 10월 3~5일 출발 예약 인원이 지난해보다 40% 늘었고, 참좋은여행은 같은 기간 출발객이 1만5332명으로 37% 증가했다. 노랑풍선도 전년 대비 60% 이상 늘었으며, 장거리 중심의 한진관광은 유럽·미주·남태평양 예약자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에 따라 외화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트래블월렛에 따르면 추석 직전 2주간 엔화 충전 거래액이 전년 대비 55% 늘어 전체 외화 충전의 67%를 차지했다. 유로·달러·위안화 등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제주 역시 특수를 맞았다. 제주관광협회는 연휴 일주일간 입도객이 33만7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한 규모다. 국제선 공급석은 전년 대비 20% 확대돼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늘고 있다.
정부는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고속도로 갓길차로 69개 구간을 개방하고, 4일부터 7일까지는 통행료를 면제한다. KTX·SRT 좌석 공급은 평소보다 11.9% 확대하고, 버스·철도 운행 횟수도 15.2% 증편한다. 인천공항은 출국장을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열고, 보안검색 인력 119명을 추가 배치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휴가 단순한 특수를 넘어 명절 소비 구조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진단한다. '추석=귀향'이라는 전통적 공식이 무너지며 '추석=여행'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급증한 수요가 항공권·숙박비 가격을 끌어올리고, 해외 출국이 25년째 이어지는 여행수지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추석 연휴가 여름휴가철 못지않은 성수기로 자리 잡았다"며 "산업적으론 호재지만 여행수지 적자 확대와 내수 위축 우려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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