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신세계 추석 지나고 어쩌나...국감장 줄소환

플랫폼 불공정거래부터 식품 안전까지 현안 집중

주요 대표 대거 출석, 쿠팡 집중 타깃

신세계 외국기업 합작, 개인정보 보호 논란

2024년도 종합국정감사가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유통업계 수장들이 추석 연휴 직후 줄줄이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다. 플랫폼 불공정거래, 소비자 정보 보호, 정산 지연, 식품 안전 등 구조적 문제들이 대거 도마 위에 오르면서 '호통 국감'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유통업계 따르면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은 다음 달 시작되는 국감에 쿠팡, 신세계,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유통·플랫폼 업계 주요 기업 대표들을 증인으로 소환했다.

먼저 쿠팡은 산자위·정무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소환돼 사실상 '집중 타깃'이 됐다. 박대준 대표는 산자위 중소벤처기업부 국감에 출석해 쿠팡의 판매자 정산 구조, 수수료 공제 방식, 광고 과금 체계 등 플랫폼 운영 전반에 대해 소명을 요구받는다. 정무위 국감에서는 김범석 쿠팡 의장과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가 출석해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유료화 논란과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 거래 의혹 등을 둘러싼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쿠팡 물류 자회사인 쿠팡CFS의 정종철 대표도 오는 15일 환노위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더불어민주당 김홍주·박홍배·이학영·이용우 의원은 정 대표에게 일용직·단기 고용 구조에 대한 개선 대책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계획이다. 농해수위는 박대준 대표에게 농수산물 수수료 체계, 도서지역 추가 배송비 문제 등에 대해 따져 묻는다.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이 24일 산자위 산업부 종합감사에 출석한다. 국회는 최근 신세계가 알리바바그룹과 공동 출범시킨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와 관련해, 국내 소비자 정보 보호 체계와 입점업체와의 계약 공정성 여부, 플랫폼 지배력 남용 가능성 등을 따져볼 예정이다. 특히 외국계 기업과의 합작 플랫폼 운영에서 개인정보 보호 조치가 미비하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관련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식품 안전 관리 부실 문제로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 소환됐다. 정지영 대표는 최근 농약 성분이 검출된 대만산 우롱차 판매 사태와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해당 제품은 입점 브랜드 '드링크스토어'가 유통한 것으로, 현대백화점은 환불 조치 및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입점 방식이 위탁이 아닌 '특약매입'으로 드러나면서 실질적 판매자로서의 책임이 집중 질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통제 방안과 담당자에 대한 조치 여부도 주요 쟁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한 이후 납품업체 정산 지연, 대금 미지급, 근로자 고용 불안 문제 등으로 정무위 국감에 소환된다. 김광일·조주연 공동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 회피 논란까지 함께 도마 위에 오른다. 특히 국회는 협력사 피해에 대한 보상 방안과 대주주의 구조조정 과정 개입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다이소(김기호 대표), 무신사(조만호 대표), W컨셉(이주철 대표), 우아한형제들(김범석 대표), CJ올리브영(이선정 대표), 교촌에프앤비(송종화 대표) 등도 각각 산자위와 정무위 국감에 줄줄이 출석한다. 증인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 가맹점 갑질, 수수료 구조, 플랫폼 노출 알고리즘 불공정성 등의 사안과 관련해 해명을 내놓아야 할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통 플랫폼 업계가 '중개자' 역할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해왔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이번 국감은 플랫폼 책임 구조를 바로잡고 소비자 보호 기준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