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하고 신속한 보험금 지급 등 강점기업·단체보험 넘어 개인 대상도 각광시장성도 충분···가입 공백 메꿀 수 있어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수형보험 상품을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는 삼성화재, K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이 있다. 이들 보험사는 주로 지자체나 공공기관을 통해 지수형보험을 판매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개인을 대상으로 가입 범위를 확대하며 변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올해 초 보험개발원이 제출한 지수형 항공기 지연 보험의 참조순보험요율이 금융당국의 심의를 통과해 각 보험사에 공급된 바 있다. 이후 지난 3월 삼성화재를 필두로 다수 보험사들이 항공기 지연시간에 따라 정액형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의 상품을 앞다퉈 출시했다.
또 KB손보는 전통시장 상인들을 겨냥한 지수형보험을 특약이 아닌 독립 상품 형태로 개발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계별 기후 지표 수치에 따라 보험료와 보장금액을 피보험자가 직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수형보험은 사전에 설정한 강수량, 기온 등이 기준을 충족할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보험을 말한다. 지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분쟁을 방지할 수 있고 신속하게 보험금 지급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다.
지수형보험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자연재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데이터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지표의 객관적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보험사들은 지수형보험 개발과 출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글로벌 지수형보험 시장은 2023년 148억 달러에서 연 평균 11.5%씩 성장해 오는 2032년 393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지수형보험이 향후 정책성보험의 보완적 역할을 넘어 대체재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수형보험의 특성을 활용해 자연재해 발생 시 이재민의 재정적 손실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지수형보험 형태의 기후보험 도입 논의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연구센터장은 "국내 자연재해 보험은 피해 보상이 실손에 치중해 이뤄진다"며 "손실에 대한 신속한 보상과 충분한 보상이 불확실해 회복력 측면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정한 트리거에 따라 손해사정 없이 복구를 위한 보험금이 즉시 지급되는 지수형 보험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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