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사 배당 시즌 개막했지만···삼성·DB만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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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배당 시즌 개막했지만···삼성·DB만 웃는 이유

등록 2026.02.03 16:35

김명재

  기자

한화생명·현대해상 등 배당 재개 가능성 요원IFRS17 도입 이후 해약환급금준비금 증가업계 배당 여력 악화···추가 규제 완화 목소리도

사진=박혜수 기자사진=박혜수 기자

보험업계 배당 시즌이 개막했지만 상장 보험사들의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DB손보 등 일부 대형사는 실적과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에 나섰지만, 상당수 보험사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과 IFRS17 도입 이후 회계 기준 변화로 주주환원 여력이 제한된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부담이 남아 배당 정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삼성화재는 작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각각 5300원, 1만9500원 지급을 결정했다.

양사 모두 전년 대비 배당금을 증액하며 주주환원 강화 정책 목표를 이행하고 있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해 초 보험업계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발표를 통해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달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1~13% 유지 등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삼성생명 역시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중기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결산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DB손보도 최근 몇 년간 배당 성향을 꾸준히 높여왔다. 2022년 4600원이던 주당배당액은 2023년 5300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6800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이들 대형사를 제외한 다른 보험사들의 사정은 다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상장 보험사 가운데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코리안리 등 7곳은 이번 결산에서 배당을 실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배당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증가가 꼽힌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 해지할 경우 지급해야 할 해약환급금을 보험사가 사전에 적립해 두는 것이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은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를 위해 장기보험 중심 상품 판매를 늘려왔다. 이 과정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는데, 문제는 배당 가능 이익 산정 시 자본 항목인 이익잉여금에서 해당 준비금이 차감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다수 보험사들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배당 정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2024년 배당을 중단한 이후 아직까지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현대해상의 배당 중단 결정은 23년 만에 내려져 이목을 끌었다. 한화생명 역시 2023년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이유로 배당을 멈췄다.

여기에 업권 전반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지속해서 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보험업계 전체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는 44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조원 증가했다. 연말 기준으로는 5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험사들의 배당 여력이 계속해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IFRS17 도입 이후 누적된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급여력비율(K-ICS)이 170% 이상인 보험사를 대상으로 준비금 적립 비율을 100%에서 80%로 낮추는 등 규제를 한 차례 완화한 바 있다.

다만 올해부터 적용되는 기본자본 기준 K-ICS 비율에는 이러한 하향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다. 지급여력이 양호한 보험사에 규제 완화가 오히려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DB손보의 경우 업계 상위 수준의 실적과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배당 기조 확대가 가능했다"며 "다만 다른 상장 보험사들은 이익잉여금에서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배당 재원을 활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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