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AI5 칩' 개발 합류하며 존재감 재확인Arm '네오버스 V3'도 '삼성 2나노 공정' 적용 기술력·영업망 수습 노력이 대형 성과로 이어져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인공지능 반도체 칩 'AI5' 개발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전자와 TSMC 모두 AI5 작업을 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다.
해당 제품은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AI 칩이다. 차량에 탑재돼 완전자율주행(FSD)을 구현하는 데 쓰인다. 테슬라는 그간 삼성전자에 AI4 세대 칩을 주문해왔다. 또 AI5는 TSMC 생산체제로 전환했다가 AI6을 다시 삼성전자로 넘길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테슬라 측이 AI5 생산의 이원화를 예고하자 외부에선 TSMC가 책임질 물량의 일부를 삼성전자가 가져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사의 파트너십이 공고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의 공급사로 지목된 상태다. 수주 금액으로 명시된 액수만 총 165억달러(약 23조7418억원)에 이른다.
호재는 이뿐 만이 아니다. 영국 기업 Arm이 최근 서버용 칩 '네오버스 V3'를 선보였는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 기술을 적용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형 데이터센터·AI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연산이나 머신러닝, 빅데이터 처리에 유리한 최신 연산 방식을 지원함으로써 기존 제품과 같은 성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도록 돕는다.
사실 삼성 파운드리는 수년간 '세계 2위' 명성에 걸맞지 않은 부진을 이어왔다.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와중에 기술력을 안정화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탓이다. 3분기의 경우 반도체 사업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12조1000억원, 잠정) 개선을 이끌긴 했지만, 파운드리 부문에선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적자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낭보가 계속되자 업계의 시선도 바뀌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가 실적을 개선하는 동시에 주력 사업으로 재부상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 파운드리는 한진만 사장 체제로 전환한 이래 운영과 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전면 재점검하고 거래 기업과 소통하는 데 주력해왔다. 65나노부터 2나노에 이르는 여러 공정의 현 주소를 정확히 짚고 시장의 니즈를 제대로 알아야만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은 관심사는 그 흐름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 즉 엑시노스 시리즈로까지 이어지느냐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부문이 양산하는데,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임에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연초 출시한 갤럭시 S25 일부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수율 등 문제로 포기한 바 있다.
다만 후속 모델 엑시노스 2600의 개발은 순항하는 것으로 감지된다. 다음달 양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선 연초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Arm 모두 고성능·저전력 설계를 추구하는 까다로운 거래처라는 점에서 이번 거래는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삼성 파운드리가 기술력과 영업 측면에서 신뢰를 회복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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