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가격 상승,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견인국내 공급망 전반으로 실적 기대감 확산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7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4% 오른 10만1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8년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10만원선을 돌파했다. 2021년 초 동학개미운동 당시 고점으로 평가받던 수준을 넘어선 가격이기도 하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4.61% 오른 53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고가는 54만1000원까지 치솟으며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AI 수요 확대를 주가 급등의 배경으로 꼽는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10월 들어 D램과 낸드 수출금액이 각각 전년 대비 104%, 58% 증가했다"며 "서버 중심의 강한 수요로 메모리 가격의 급상승과 업황의 중장기 가시성이 확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D램 계약가격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8~13%에서 18~23%로 두 배 가까이 상향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 D램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는 모습이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HBM의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23~28% 상승했고, 서버용 D램은 15~20% 오르며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이클 진입이 본격화됐다.
그는 "서버발 수요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메모리 가격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4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적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AI 인프라 확산도 주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하나증권은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반도체 장비 지출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Lam Research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1000억달러당 반도체 장비 지출이 약 80억달러 증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I 서버 구축이 늘어날수록 관련 장비 발주가 늘어나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반도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15X 및 1c 나노 전환 투자 기대감이 커지면서 테스, 브이엠, 유진테크, 원익IPS 등 장비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소재 기업인 에스앤에스텍, 후성, 코미코 등도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피 전체의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메모리 가격 상승과 설비투자 확대로 밸류체인 전반의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며 "지수 상단이 추가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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