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사, 1조4770억원 규모 부품 납품 계약지난해 9월 이라크 수출 계약 후 1년 만에 합의'원팁' 협력 지속···이라크 수출 "납기 차질 없어"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LIG넥스원에 총 1조477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880억원의 발사대 계약과 2290억원의 발사관 및 구성품 계약을, 한화시스템이 다기능레이더를 약 8600억원에 계약해 각각 납품하기로 했다.
천궁은 적 항공기나 미사일 같은 공중 목표물을 탐지해 격추하는 지대공(지상에서 공중 타격) 미사일로, 국산 방공 시스템이다. 천궁-Ⅱ는 한화시스템이 다기능레이더, 한화에어로가 미사일 발사대를 각각 제작하고, LIG넥스원이 이들 구성품에 교전통제소를 통합해 완성한다.
양사의 갈등은 앞서 지난해 9월 LIG넥스원이 이라크와 단독으로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불거졌다. 당시 한화는 LIG넥스원이 납품가와 납기일 등을 사전 합의하지 않아 계약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했고, LIG넥스원은 한화가 계약 전 협의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이견으로 이라크 천궁-Ⅱ 수출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수출 일정 차질을 우려해 지난해부터 중재와 계약 이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 2월에는 양사 경영진을 불러 조율했고, 양측은 납기 일정을 고려해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업계에서는 지난해 계약 후 약 1년여간 협력 합의가 지연되며 수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방산 수출은 국가 간 전략적·외교적 계약인 만큼, 단순 계약상 의무를 넘어 국가와 기업의 신뢰와도 연결된다. 납기 일정 준수는 계약 관리 능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후속 수주와 계약 조건 협상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천궁-Ⅱ의 이라크 수출 물량과 납기일 등은 대외비다. 다만 이라크 인근 쿠르디스탄 지역 언론 루다우(RUDAW)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출 천궁-Ⅱ는 내년 초부터 총 8개가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빗 알 아바시 이라크 국방부 장관은 현지 언론에 "내년 초 8개의 방어 시스템으로 구성된 초도분(first batch)을 인도받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이라크 천궁-Ⅱ 수출 물량 및 납기 시점 등에 대해 "안보상 말할 수 없다"면서도 "납기 시점 등을 고려하면 수출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IG넥스원과 한화는 2022년 UAE,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 천궁-Ⅱ 수출 계약을 따내 K-방산 '원팀'으로 협력하고 있다. 최근 방사청의 천궁-Ⅲ 개발 사업에서도 동일한 구도로 수주해 협력은 지속될 예정이다. 천궁-Ⅲ는 천궁-Ⅱ(고도 15~20㎞)보다 2배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방어하는 시스템으로, 2035년 전력화 목표, 2조83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 수출에서 납기일과 계약 조건을 지키는 건 국가와 기업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항이다. 국내 사업의 경우 간혹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지연되는 사례도 있지만, 수출 사업은 지연된 사례가 없는 편"이라며 방산 업체 간 경쟁 및 협력 구도에 대해서는 "사업 수주 시 경쟁이 붙으면 경쟁하다가도 협력이 필요하면 협력하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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