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500명 대상 조사, '3년 미만' 내 퇴사, 64% 차지'성과주의' 연봉·복지가 1순위···일과 여가 분리 '워라밸' 재쳐'평생 직장' 기성세대와의 간극 커져···신입사원 육성 '굳이'
- 편집자주
- 한국 기업의 소통문화가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위로는 '협업'을 외치는 경영진이 있고, 아래로는 '자율'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의 목소리는 형식적으로만 반영되고, 진짜 변화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뉴스웨이는 국내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에서 일하는 2030세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들이 체감하는 조직문화의 현실을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응답자의 불과 10%만이 "현재 한국 기업 문화가 MZ세대의 가치관과 부합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직적인 조직구조가 여전한 탓에 공정성과 다양성, 그리고 개인의 성장 가능성마저 보장받지 못한다는 비판입니다.
결국 아무리 '소통'을 외쳐도, '듣는 척'하는 조직에서 '진짜 듣는' 조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변화는 불가능합니다. 이번 창간기획 'MZ와 소통해야 조직이 산다'는 세대 갈등을 넘어, 소통 구조의 혁신 없이는 기업의 미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뉴스웨이는 이번 시리즈를 통해 갈등의 원인과 해법을 짚고, 지속가능한 조직문화를 위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이 짧은 대화는 오늘날 2030세대, 일명 MZ세대가 일터를 바라보는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MZ세대의 가치관이 직장문화에 빠르게 스며들면서 젊은 인재들이 회사에 사직서를 내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창간 13주년을 맞은 뉴스웨이가 직장인 플랫폼 '리멤버' 운영사 리멤버앤컴퍼니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소·중견·대기업 소속 MZ세대(20~30대) 500명 중 64%가 3년 내 현재 직장을 이직·퇴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1년 미만이 25.4%, 1년이상~3년 미만이 38.4%로 집계됐다.
MZ세대가 퇴사나 이직을 빠르게 결정하는 이유는 회사를 종착지가 아닌 경력 확장의 한 단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과주의·개인주의·공정성을 중시하며, 입사 때부터 회사의 인재상에 자신을 맞추기보다 자신의 가치관과 성장 방향에 부합하는 조직을 선택한다. 조직 내에서도 회사의 성장을 위한 희생보다는 개인 목표 달성과 커리어 축적에 집중하며 목표를 달성하면 미련 없이 떠난다. "다섯 번 이상 회사 바꾸면 정상, 한 회사에 5년 이상 머물면 비정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이직은 더 나은 성취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됐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연봉 및 복지'(49.6%)가 절반 이상을 차지, '성장 가능성 및 경력 개발 기회'(26.8%), '워라밸 보장'(16.4%)이 뒤를 이었다. 이직을 고려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낮은 연봉 및 보상 수준'(28.4%)과 '개인 성장 가능성 부족'(26.6%)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하고 '워라밸 불만족'이 7.2%로 가장 낮았다. 두 결과 모두 MZ세대가 워라밸보다 연봉과 성장 가능성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봉과 보상이 가장 높은 호응도를 얻은 이유는 단순히 금전적 욕망 때문이 아니다. MZ세대에게 보상은 자신의 '시장가치'를 가장 명확하게 증명해주는 객관적 지표로 작용한다. 열정적으로 오래 일하겠다는 태도가 아닌 투입-산출하는 만큼 인정받아야 하는 MZ세대의 '성과주의' 가치관과 맥락을 같이한다. 성과에 비해 낮은 보상은 곧 '회사가 나를 하나의 부품으로 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조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는 우리나라가 이미 경제 대국 10위권에 오른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로, 경제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만큼 공정에 대한 인식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MZ세대와 현재 기업을 이끌고 있는 기성세대의 충돌이 기업 내에서도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평생 직장'을 당연하게 여기는 기성세대들은 MZ세대 문화가 아직 낯설다는 전언이다. '회사가 성장해야 나도 성장한다'는 인식 아래 20~30년간 한 자리를 묵묵히 지켜오는 동안 옆자리 MZ사원의 자리는 몇 번이고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안에 퇴사할 가능성이 높은 MZ사원을 굳이 우리 기업이 육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들고 있다. 이에 최근 기업들은 신입보다는 중고신입이나 경력직 채용에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입보다 경력직을 채용하면 단기 성과는 빠르게 내면서 직원, 회사 모두 윈윈 관계가 되지만, 누구도 회사에 충성하지 않게 되면서 장기적으로는 조직이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지않아 MZ세대가 임원을 맡으며 기업 경영의 중심축을 담당할 시기도 다가온다. 전문가들은 피고용자와 고용자 간의 관계가 더욱 계약적이고 명확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종우 교수는 "현재도 팀장급 이상은 야근을 하고, 직원들은 6시면 퇴근하며 회식 문화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향후에는 이러한 관행이 완전히 사라지고 성과 중심의 계약 관계가 강화된 새로운 기업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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