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에쓰오일, 1조원대 영업익 회복···실적 지속성은 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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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1조원대 영업익 회복···실적 지속성은 변수(종합)

등록 2026.05.11 17:41

이건우

  기자

정유 부문 영업익 1조390억원···전체 이익의 84% 차지1분기 재고효과만 6434억원···전체 영업이익 절반 넘어유가 하락 땐 재고손실·래깅효과 축소가 실적 변수로 작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에쓰오일이 올해 1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중동발 공급 차질이 유가와 정제마진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지만, 이익 상당 부분이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과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래깅 효과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쓰오일은 11일 2026년 1분기 매출 8조9427억원, 영업익 1조2311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53%(478억원) 줄었고, 영업이익은 215억원의 손실에서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 전환의 중심에는 정유 부문이 크게 작용했다. 1분기 정유 부문 매출은 7조1013억원, 영업이익은 1조39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84%를 차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며 원유 수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일부 국가의 수출 제한까지 겹치며 등·경유 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이다.

이번 1조원대 영업이익은 에쓰오일의 원유 조달망과 정유 부문 대응력이 중동발 공급 차질 국면에서 작동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우디아람코와의 장기 원유 구매계약, 운송 체계 등이 수급 불안 속에서도 공급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고유가로 인한 수요 감소 폭보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유와 정유제품 공급 차질 규모가 더 커서 수급 불확실성이 확대된 환경"이라면서도 "에쓰오일은 모회사인 아람코와의 원유 장기 구매계약과 관계사인 바흐리와의 장기 운송계약을 바탕으로 공급 안정성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이번 실적이 유가 상승 효과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실제 정기보수에 따른 가동률 하락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은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일부 제한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판매량이나 가동률 확대가 이익을 끌어올렸다기보다, 유가 급등 국면에서 정유업 특유의 손익 구조가 크게 반영된 결과에 가깝다는 의미다.

에쓰오일이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2분기(1조7220억원) 이후 처음이다. 약 15개 분기 만에 1조원대 이익을 회복한 셈이지만, 이번 이익의 성격은 2022년 당시 정제마진 초호황기와는 다소 다르다. 전체 영업이익 중 재고효과만 6434억원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원유 구매와 제품 판매 시점 차이에서 생기는 래깅효과가 정유 부문 이익을 밀어올렸다.

재고효과와 래깅효과는 유가 상승기에는 이익을 키우지만, 유가가 하락하면 반대로 손실 요인이 될 수 있다. 보유 재고의 평가가치가 낮아지고, 고가에 들여온 원유가 제품 판매 시점에는 낮아진 가격으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영업이익은 에쓰오일의 정유 부문 대응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유가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이익이라는 한계도 갖는다.

또한 최고가격제에 따른 가격 동결 부담도 별도의 변수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제품 가격에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우면 정제마진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유가가 내려갈 경우에는 재고손실과 래깅 효과 축소가 부담이고, 반대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가격 전가 제한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에쓰오일의 1분기 실적은 흑자 전환과 1조원대 영업이익 회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동발 공급 차질 국면에서 조달 안정성과 정유 부문 수익 회복력을 확인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익의 상당 부분이 재고·시차 효과에 기대고 있는 만큼, 2분기 이후에도 같은 수준의 수익성이 이어질지는 유가 흐름과 최고가격제의 지속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회사의 1분기 정유 수익성은 절반 이상이 재고효과이고 여기에 래깅 효과와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 예정분을 감안했을 때 영업이익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특히 4월분은 손실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수요 둔화와 공급 차질이 상존하는 상태로 2분기 정유 시황은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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