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그룹, 수익 다각화로 순익 성장···비은행 효과↑3분기에도 사상 최대 경신···이자이익 둔화 속 실적 방어자본비율·CIR 안정세 속 그룹별 포트폴리오 차별화 본격화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15조8124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이 5조1217억원으로 1위를 지켰고, 신한금융 4조4609억원, 하나금융 3조4334억원, 우리금융 2조7964억원 순이었다.
4대금융은 올해 3분기 일제히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증감률은 KB금융 16.6%, 신한금융 10.3%, 하나금융 6.5%, 우리금융 5.1%다.
올 3분기 기준으로는 KB금융이 1조6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고, 신한금융 1조4235억원(9.8%↑), 하나금융 1조1324억원(2.1%↓), 우리금융 1조2440억원(37.6%↑)을 각각 기록했다.
우리금융, 동양생명·ABL생명 편입효과 '톡톡'
특히 우리금융의 3분기 순이익은 동양생명·ABL생명 편입에 따른 염가매수차익과 보험이익 증가로 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33% 급증했다. 하나금융은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환산손실(-460억원)이 발생했고, 신한금융은 카드 희망퇴직 395억원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이익 증가 폭이 다소 제한됐다.
올 3분기에도 '리딩금융'을 사수한 KB금융은 금리 하락기에도 균형 잡힌 이익 포트폴리오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유지했다. 그룹 순이자이익은 9조7049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했고, 순수수료이익은 주식시장 회복에 따른 증권 수수료와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로 전년 대비 3.5% 확대됐다.
비이자이익은 전년도 주가연계증권(ELS) 충당부채 적립 소멸, 연결펀드 매각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7.2%로 40% 이하 수준을 유지했고 보통주자본비율(CET1)13.83%, 국제결제은행(BIS)비율 16.28%로 자본적정성도 안정적이었다.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6%로 전년 대비 5bp 상승했으나, 3분기 단기 기준으로는 보수적 충당금 정책 완화에 따라 0.30%로 낮아졌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국민은행이 3분기 1조1769억원, 증권 1578억원, 손해보험 2088억원, 카드 993억원, 라이프생명 657억원을 기록했다. 은행은 예금 확대를 통한 조달비용 절감으로 순이자마진(NIM) 1.74%를 유지했고, 증권은 주식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했다. 손보는 투자손익이 개선됐으나 장기손해율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둔화됐다.
신한금융은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과 수수료이익 확대, 비용 효율화가 실적을 견인하며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그룹 NIM은 1.90%, 은행 NIM은 1.56%로 전분기 대비 각각 1bp 상승했고, 그룹 누적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7.3%를 유지했다.
3분기 비이자이익은 96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7% 감소했으나, 누적 기준으로는 3조169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는 증권수탁·투자금융 등 자본시장 수익이 카드 수수료 감소를 상쇄한 결과로,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감소에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반면 3분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439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1% 감소했으며, 누적 대손충당금전입액은 1조5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별 3분기 순이익은 신한은행이 1조892억원, 신한카드 1338억원, 신한투자증권 1005억원, 신한라이프 1702억원, 신한캐피탈 2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역대급 실적 행진 속 정점 통과 우려도···비은행·기업대출 관건
하나금융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산손실에도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선제적 리스크 관리, 비용 효율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2조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늘며 시장 기대를 상회했고, 매매평가익(1조1195억원)과 수수료이익(1조6504억원)이 함께 증가하며 핵심이익이 8조4307억원으로 확대됐다.
주요 계열사별로 하나은행은 3분기 1조482억원을 포함해 누적 3조133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7%나 증가한 수치다. 은행 비이자이익은 1조569억원으로 43.4% 급증했고 매매평가익(1조358억원)과 수수료이익(7836억원)도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비은행 부문에서는 하나카드 1700억원, 하나증권 1696억원, 하나캐피탈 641억원, 하나자산신탁 369억원, 하나생명 17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올 3분기 보험사 신규 편입 효과와 순영업수익 성장세가 맞물리며 이익 규모가 한 단계 상승했다. 누적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가운데 은행 NIM 개선(전분기 대비 +3bp)과 비이자이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87%(경상기준 10.09%)로 전분기 대비 1.74%p 상승하며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
비은행 강화 전략의 핵심이었던 보험 자회사 편입은 자본비율 영향을 최소화하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기여했다. 특히 방카슈랑스 판매에서 동양·ABL생명 비중이 3개월간 13%p 상승해 22.5%를 기록하는 등 은행·보험 간 시너지가 본격화됐다. 이번 편입으로 우리금융은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했고, 향후 은행·비은행 균형 성장을 통한 수익원 확충이 기대된다. 또한 WM·카드·캐피탈 부문 영업력 강화로 비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5.3% 늘며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4대 금융지주가 3분기에도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이미 정점을 통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하락 사이클이 맞물리면서 핵심이익인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올해 4분기 은행 부문은 조달비용 관리와 저원가성 예금 확대를 통해 일정 수준의 NIM을 방어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은행보다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이 그룹별 실적의 희비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며 비은행 수익 비중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중심의 수익 구조는 금리 인하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결국 4분기 실적의 향방은 비은행 부문의 회복력에 달려 있다"며 "수수료이익을 비롯한 비이자이익과 기업대출 확대 속도가 향후 실적 격차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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