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 이어 석 달 만에 저축은행 추가 인수 추진저축은행 재편 가속···비금융 대기업 참여 본격화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I그룹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본사를 둔 상상인저축은행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인수가 성사될 경우 KBI그룹은 두 번째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편입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 협상과 자산건전성 평가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협상 결렬로 상상인저축은행이 새 인수자를 찾던 가운데 KBI그룹이 실사를 진행하며 새로운 인수 주체로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KBI그룹은 라온저축은행 편입 이후 금융 부문 역량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월 KBI그룹은 계열사 KBI국인산업을 통해 라온저축은행의 지분 약 6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했다. 라온저축은행은 경북 구미에 본사를 둔 지역 기반 저축은행으로, 과거 부동산 PF 부실로 경영 개선 권고를 받은 바 있다.
KBI그룹은 전신인 갑을상사그룹 시절 2000년 갑을상호신용금고 매각 이후 25년 만에 금융업에 복귀했다. 전선·동소재, 자동차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KBI그룹은 최근 환경·에너지, 건설·부동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여기에 저축은행 인수를 더하며 '제조-에너지-금융'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금융 기업의 저축은행 인수는 내수 기반 확대와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KBI그룹의 연이은 인수는 제조업 그룹이 금융을 통해 지역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BI그룹의 행보를 계기로 저축은행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중소형 저축은행의 매물화가 늘고 있는 가운데 비금융 대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구조조정형 인수합병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KBI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마무리 이후에도 추가 금융계열 확장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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