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하루새 5% 급락·하락종목 1015개···반대매매 악순환 우려신용융자 25조원 돌파, 사이드카 발동까지···시장 불안 확산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19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7%(213.15포인트) 하락한 3908.59를 기록했다. 상승 종목은 코스피 213개, 하락 종목은 1015개에 달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가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 역시 5.18% 내린 878.57로 급락했다.
급락장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4000선을 넘던 상승장 동안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상승세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증권사 신용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를 늘리면서 시장 전체 신용 잔고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15조5969억원, 코스닥 9조7094억원을 합쳐 총 25조306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5984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에게 빌려주는 투자자금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수익을 키우지만, 반대로 떨어질 때는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면 투자자는 이틀 안에 증거금을 채워 넣어야 하고, 그마저도 어려울 경우 증권사는 보유 주식을 시장가로 강제로 매도한다. 이렇게 팔려 나가는 물량이 반대매매다.
문제는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다. 신용으로 매수한 25조원 규모의 자금이 한꺼번에 반대매매로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급락하면 담보 가치가 줄어들고, 강제매도 물량이 늘면서 주가가 다시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이날처럼 지수가 5% 넘게 급락한 장세에서는 이런 반대매매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도 빚투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빚투는 일종의 레버리지 투자"라며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급락으로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200선물지수가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된 데에 따른 조치다. 이에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다.
뉴스웨이 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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