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4년 만의 흑자에 힘난다"···LGD, 올해 CAPEX 목표 '1조대'로 재조정

산업 전기·전자

"4년 만의 흑자에 힘난다"···LGD, 올해 CAPEX 목표 '1조대'로 재조정

등록 2025.11.21 16:55

고지혜

  기자

상반기까지 2조원 초중반대 목표···3분기에 '확' 줄여CAPEX 목표 수정 올해가 처음···"정세 맞춰 투자 변동"OLED 체질개선에 4년만 흑자길 걸어···현금 확보 '시너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그래픽=홍연택 기자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그래픽=홍연택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2조원 초중반대에서 1조원 후반대로 조정했다. OLED 중심 체질 전환과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는 가운데 수익성 최적국면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보인다.

21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설비투자(CAPEX)를 '1조원 후반' 수준으로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상반기까지 회사가 계획하던 목표와 다른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CAPEX를 약 2조원 초중반대로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고수했다. 당시 "기존 설비를 최대한 이용하고 신규확장 투자는 신중히 집행할 계획"이라는 방침도 제시했다. 실제로 1·2분기 사업보고서에서도 '2조원 초중반대'의 투자 계획이 명시되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전자·부품 업계 가운데서도 설비투자 규모 변동에 특히 민감한 기업이다. 2023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약 2년간 부채비율이 300%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면 현금흐름 관리를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회사는 수년간 CAPEX를 축소해왔다. 2022년 약 5조원을 끝으로 2022년 3조600억원, 2023년 2조2000억원 등 투자 기조를 보수적으로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올해 들어 CAPEX 계획을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규모 설비투자는 보통 연간 사업계획이나 중장기 로드맵에서 결정돼 쉽게 바뀌지 않는다. 다만 회사는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대외환경 변화와 수요 변동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검토·운영한다"며 변동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LG디스플레이가 반기에 들어 목표치를 낮춘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적 개선 흐름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통상 하반기는 OLED 전 제품군에서 출하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다. LG디스플레이가 이 시점을 앞두고 목표를 낮춘 것은 하반기 수요 시즌 탄력을 받은 만큼 현금 유출도 최소화해 수익성 회복세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른바 '정철동 매직'의 정점을 앞두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지난 4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정철동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부터 실적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부채비율도 지난 3분기 262.76%로 300% 늪에서 벗어났으며 영업활동 기반의 수익창출력을 뜻하는 EBITDA 마진도 20.5%를 기록했다.

특히 OLED를 주력 사업으로 끌어올린 전략이 회사 회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 전사의 OLED 매출 비중은 올해 말에서야 61%에 이를 것으로 봤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65%까지 올리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 4년 만에 연흑자 달성도 무난히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OLED 중심의 사업구조 전환, 수익성 중심의 제품 전략, 비용 효율화 등이 맞물리면서 향후 연간 1조원 수준의 영업이익 창출도 가능하다"며 "저수익 IT LCD 비중 축소와 보수적 CAPEX 정책 지속으로 최근 3년간 이어진 실적 변동성도 축소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