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호주와 선순환 구축해낸 고려아연···온산 성장의 밑거름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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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선순환 구축해낸 고려아연···온산 성장의 밑거름 되다

등록 2025.12.22 13:42

신지훈

  기자

호주 SMC 제련소 설립 후에도 온산제련소 생산·투자·고용 확대'투트랙 성장 전략'···해외 제련소, 국내 기술·인력 선순환 형성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제공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과거 호주 제련소 건설을 통해 해외 사업 확장과 국내 핵심 사업장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뤄낸 경험이 재조명되고 있다. 글로벌 거점과의 시너지를 기반으로 울산 온산제련소의 체질을 끌어올려 단일 기준 세계 1위 비철금속 종합제련소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시장 개척이 곧바로 국내 핵심 사업장 고도화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1996년 호주에 SMC 법인을 설립하고 연간 아연괴 19만 톤(t), 황산 32만5000t 생산능력을 갖춘 제련소를 건설했다. 해당 제련소는 2000년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당시 온산제련소의 생산능력은 아연 37만t, 연 19만t, 은 500t 수준이었다. SMC 제련소 가동을 계기로 고려아연은 보다 탄력적인 재고 운영이 가능해졌고, 이는 이후 온산제련소 대규모 투자로 이어졌다.

고려아연은 2004년 동 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2010년 TSL 공장 준공, 2014년 아연전해공장, 2015년 제2비철단지 준공 등 설비 확충과 공정 혁신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24년 기준 온산제련소의 연간 생산능력은 아연 64만t, 연 43만t, 은 2,500t으로 비약적으로 늘었다.

성장은 단순한 물량 확대에 그치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공정 고도화를 통해 반도체용 황산, 친환경 동, 전략광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생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SMC 가동 초기에는 50여명의 국내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기술 지원과 운영 안정화를 도왔고, 호주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는 온산제련소 경쟁력 강화로 환류됐다. 국내외 사업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생산, 매출, 기술력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구조는 실적으로도 입증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연결기준 매출은 2000년 1조1829억원에서 2024년 12조529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호주 제련소 실적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SMC 모회사인 SMH의 매출은 2014년 5977억원에서 2024년 8944억원으로 10년 새 약 50% 늘었다.

현재 추진 중인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온산제련소가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산제련소는 국내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철강, 방산 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우선 공급하며 국내 공급망 안정화의 중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물류비를 고려해 동남아 등 기존 수요처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미국 제련소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북미 수요를 흡수하고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는 신시장 개척 거점으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병행해 온산제련소에 대한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2029년까지 울산 온산을 포함한 국내에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게르마늄, 갈륨,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자원순환·환경 분야 설비를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프로젝트로 인한 인력 이동을 고려해 신규 채용도 확대한다. 최근에는 2026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두 배로 늘렸다. 고려아연 임직원 수는 2020년 말 1396명에서 2025년 말 2085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약 10% 증가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온산제련소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외 사업 성장을 동시에 이뤄온 경험을 바탕으로 온산제련소 투자와 고용 확대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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