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고비 넘겼다···금융위 통제는 '더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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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고비 넘겼다···금융위 통제는 '더 강화'

등록 2026.01.29 19:20

김다정

  기자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유보···"공공기관 수준 이상의 경영관리" 조건부2년 만에 '공공성·투명성 제고' 숙제···'엄정한 경영평가' 통제권 쥔 금융위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고비 넘겼다···금융위 통제는 '더 강화' 기사의 사진

금융감독원이 다시 한 번 공공기관 지정을 미루며 큰 한숨을 몰아쉬었다. 일단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지만, 2년 만에 또다시 '공공성·투명성 제고'라는 숙제를 받아들었다.

기획재정부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유보를 결정했다.

대신 ▲공시·예산 등 공공기관 수준 이상의 경영관리 ▲검사·인허가 등 금융감독업무의 근본적 쇄신 ▲금융소비자보호 개선방안 이행 ▲주무부처(금융위원회)의 엄정한 경영평가 등 단서를 달았다.

금융감독 업무의 특수성과 독립성을 고려해 공공기관 지정은 하지 않되, 경영관리 전반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수준 이상의 관리·감독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공운위는 "금융감독 업무의 자율성과 기관 운영의 투명성·책임성 제고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한 결과, 공공기관 지정이라는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측면에서 금감원 운영과 업무 전반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부터 반복되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논의


금감원은 지난 2007년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보다는 통제 수위가 낮은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009년 감독 업무의 독립성 침해를 이유로 지정이 해제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위기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은 2017년 금감원 내부 채용 비리와 방만 경영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본격적으로 재추진됐다. 그러나 이듬해 금감원 채용 비리 근절·공공기관 수준의 경영 공시·엄격한 경영 평가·비효율적 조직 운영 문제 해소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공공기관 지정이 유보됐다.

이후 라임·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감독 부실 논란이 제기되면서 공공기관 지정 의견이 다시 힘을 얻었지만, 2021년 고객만족도 조사 내실화, 상위직급 추가 감축 등 기존보다 더 강화된 조건으로 다시 한번 공공기관 지정을 피했다.

금감원이 유보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면서 최근 들어 관련 논의가 다소 잠잠해졌다가, 지난해 9월 금융당국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계획이 깜짝 발표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이창규 행정안전부 조직국장은 조직개편안 방안 발표 당시 "지금까지 금감원이 하는 역할에 비해 외부의 민주적인 통제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공공기관 지정이 되면 경영, 재정 등 여러 부분에 평가를 받아 민주적 통제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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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논의와는 다른 분위기···금융위·금감원 주도권 싸움


이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에서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앞서 내부 채용 비리나 감독 부실 논란 등으로 내부 조직 재정비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상당한 권한을 가진 금감원을 견제하려는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이번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는 상위 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주도권 다툼이 맞물려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경우, 금감원은 민생침해범죄·기업 회계감리·금융회사 검사까지 역할을 넓히고 인지수사권도 부여해달라고 주장하는 반면, 금융위는 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특사경에 대한 인지수사권 부여, 민생침해범죄 특사경 도입에만 찬성 입장을 밝혔다.

과거 금융위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논의가 있을 때마다 "금융 감독의 자율성과 중립성 침해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지만, 이번엔 미온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그간 껄끄러웠던 금감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실히 쥐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28일) 출입기자단과의 월례 간담회에서 "금감원에 대한 통제 강화 필요성이 있다"며 "통제 수준은 공공기관에 상응해서 하되, 통제 주체를 주무부처인 금융위가 하는 것이 더 실효적이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통제권'·금감원 '독립성'···강도 높은 내부 혁신 예고


이번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유보를 통해 두 기관은 원하는 바를 한가지씩 얻어낸 셈이다. 금감원은 공공기관 수준 이상의 엄격한 관리 조건을 이행하는 대신 독립성을 보장받았고, 금융위는 주무부처로서 금감원에 대한 통제권을 얻게 됐다.

금감원은 공공기관 수준이었던 이전 경영평가에서 한 단계 높아진 '공공기관 수준 이상' 기준에 맞추기 위한 강도 높은 내부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운위는 내년에 그 이행 정도를 점검해 재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안으로 ▲정원 조정 및 조직 개편 시 금융위와의 협의 절차 명시화 ▲기관장 업무추진비 상세 내역 공개 ▲ESG 항목 추가 등을 포함해 알리오(ALIO)를 통한 경영공시를 강화한다.

아울러 금융감독 업무 혁신을 위해 기존의 제재 위주 감독에서 사전·컨설팅 중심의 검사 방식으로 전환하고, 검사 결과 통지 절차를 마련하는 한편 검사·제재 절차 및 면책 제도 개선 등 금융감독 쇄신 방안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공운위 결정 취지에 맞게 금융감독의 공공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내부 경영혁신과 유보조건 이행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한편, 신규 소비자보호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국정과제의 신속한 이행을 지원하는 등 맡은 바 임무에 높은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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