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겨냥 대형 매장 전략그룹 계열사 브랜드 시너지 극대화상권 통합 모델로 매출 확대 노린다
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대명화학 계열 하고하우스는 최근 서울 성수동 연무장3길에 1090㎡(약 330평) 규모의 통합 매장을 열었다. 이 공간에는 마뗑킴(135평), 트리밍버드(45평)와 카페 보난자 등이 입점했다. 바로 인근에는 자회사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초저가 뷰티 아울렛 오프뷰티(약 120평)가 자리 잡았다. 하고하우스가 통임대 방식으로 공간을 확보한 뒤 브랜드별로 공유하는 구조다.
전략의 핵심은 '집결 효과'다. 성수 매장 방문객의 70~80%가 외국인으로 파악될 만큼 타깃은 분명하다. K패션과 초저가 K뷰티를 한 동선에 배치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객단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성수 일대에 흩어져 있던 기존 매장도 리뉴얼해 그룹 단위 노출을 강화하고 있다.
이 모델은 이미 광장시장에서 시험대를 거쳤다. 2024년 오프뷰티가 광장시장에 출점한 이후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코닥어패럴을 비롯해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세터 등 5개 계열사 7개 브랜드가 순차적으로 인근에 둥지를 틀었다. 각 매장은 40평 안팎 규모지만 월 평균 2억원 수준 매출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권 내 브랜드 밀집도를 높여 유동 인구를 공유하는 '클러스터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 같은 집단 리테일 전략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명화학의 종속기업은 45개, 보유 브랜드는 200여 개에 달한다. 회계사 출신 권오일 회장은 2000년대 이후 의류·화장품·물류·항공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마뗑킴은 인수 2년 만에 매출 1000억원대 중반으로 성장했고, 세터 역시 500억원대 매출의 중견 브랜드로 안착했다.
최근에는 뷰티 밸류체인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명화학은 K-뷰티 글로벌 플랫폼사 모스트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며 유통 기반을 넓혔다. 그룹 계열사 폰드그룹은 올그레이스를 190억원에 인수하고 큐레이션 브랜드 '픽넘버 쓰리'를 론칭했다. 화장품 매출 비중을 11%에서 2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코웰패션은 제조 역량을,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은 오프뷰티를 통한 아울렛 유통을 강화하며 그룹 차원의 뷰티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물류 역시 전략의 한 축이다. 코웰패션 산하 로젠택배는 계열사 물량을 전담 처리하며 안정적 현금 창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3PL 전문기업 계열사 에스엘케이는 4개 물류센터(총 16만5000㎡)를 기반으로 자동화·AI 시스템을 도입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 2022년 인수한 에어로케이를 통한 화물 운송 실험도 병행 중이다. 브랜드–유통–물류–항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의 윤곽이 드러난다.
다만 외형 확장의 속도에 비해 수익성 검증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종속기업 45개, 브랜드 200여 개로 덩치를 키웠지만 실적은 마뗑킴 등 일부 핵심 브랜드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다. 인수·육성 초기 단계에서 인건비·임차료·마케팅비 등 고정비가 선투입되는 인큐베이팅 모델 특성상, 단기간에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손익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성수·광장시장 등 핵심 상권에 통임대 방식으로 대형 매장을 확보한 점도 임차료 부담을 동반한다.
재무 리스크도 상존한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은 과거 모다이노칩 관련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계약을 둘러싼 소송에서 권오일 회장 측이 약 500억원 규모의 주식매매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매출 달성 조건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들어 원고 승소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충당금 설정 여부에 따라 당기순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물류·항공까지 확장한 수직계열화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에어로케이는 화물 운송과 동북아 노선 확대를 통해 흑자 전환 기조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항공업 특성상 유가·환율·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민감도가 높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은 리스료와 연료비 부담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공격적 인수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금과 이자 비용까지 감안하면, 외형 확대가 곧바로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검증의 영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명화학은 브랜드를 개별적으로 키우는 단계를 넘어 상권 단위로 묶어 노출하고, 물류까지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완성해가고 있다"면서도 "외형이 3조원대에 근접한 만큼 앞으로는 이 집결 전략이 실제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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