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고유가' 중동리스크에 금융권·에너지 더 단단해지는 '그린 동맹'

금융 금융일반

'고유가' 중동리스크에 금융권·에너지 더 단단해지는 '그린 동맹'

등록 2026.03.13 16:12

김다정

  기자

이란 "유가 200달러 각오" 경고···수급 안정성 위협'에너지 안보' 국가적 과제로···금융권의 역할도 변화'생산적 금융' 대전환 속도···개별 에너지 기업과 협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제 유가가 다시 '마의 10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에너지 안보'가 국가적 과제로 급부상했다. 이에 금융권도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에너지 전환의 '공동 설계자'로 급부상하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46달러로 전장보다 9.2% 올랐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 선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금융권은 정부 기조에 맞춰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권에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주문하며,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금융이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을 요구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권 생산적 금융 담당자들을 모아 "단순한 위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구조적인 체질 변화에 나서야 한다"며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통해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구조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실물경제 구조 변화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동안 가계대출이나 부동산에 치우쳤던 자본의 흐름을 국가 에너지 기반 시설 교체로 돌리라는 강력한 시그널로 해석된다.

정부는 생산적 금융에 동참하는 금융사들을 위한 제도적 안전판 마련에도 나섰다. 첨단산업 등에 투자하는 금융사들은 손실 책임을 대폭 덜어 주기로 하면서 '그린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정책적 뒷받침 속에 현장의 '그린 동맹'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금융사들은 정부 주도의 국민성장펀드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뿐 아니라 국내 에너지 기업들과 잇달아 전략적 협약을 맺고 있다. 과거 대출 심사역에 머물렀던 모습에서, 이제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 금융 구조를 함께 설계하며 역할도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한화솔루션과 미국 태양광 개발 및 북미 신재생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금융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신한은행은 한화솔루션 해외 자회사가 발행하는 미화 3억 달러 규모 글로벌 본드에 대해 프론팅 방식의 금융지원을 제공한다. 한화솔루션이 북미 지역 내 공급망을 확충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이달에는 하나은행이 한국남부발전과 해상풍력 발전사업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가 에너지 수급 안정화를 위한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비롯해 재생에너지 분야 전반에 걸쳐, 민간 금융사와 발전사 간 개발·건설·운영을 아우르는 전(全)주기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친환경·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위해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사업타당성 '검토-구조설계-금융주선'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BNK금융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두산에너빌리티가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추진하는 주요 에너지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금융 지원과 사업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KB금융그룹은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추진 계획에 발맞춰 1조원 규모의 'KB국민성장인프라펀드'를 결성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지역 균형성장 SOC(사회간접자본)와 디지털·에너지 등 국내 인프라 개발·운영 사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전환은 정부 정책 방향과 산업 구조 변화가 맞물린 중장기 과제인 만큼 금융권에서도 관련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발전·에너지 분야는 대규모 투자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영역이어서 금융의 역할이 중요해 생산적 금융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