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삼성 노조 지부장, 파업 앞두고 해외 휴가···사내 여론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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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 지부장, 파업 앞두고 해외 휴가···사내 여론 '싸늘'

등록 2026.04.29 14:17

임주희

  기자

사내 갈등 고조 시기에 핵심 지도부 부재···고용부 중재도 성사 못해 조합원 상대로 특정 사내 게시물에 노조 측 유리한 댓글 작성 지시 정황도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사진=강민석 기자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사진=강민석 기자

5월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지부장이 파업을 앞둔 시점에 해외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란 입장이지만 사내에서는 이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9일 노동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지부 중 5월 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부장 두 명 모두 해외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다음달 1일,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21일 파업을 각각 예고한 상태지만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지부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지부 박재성 지부장은 각각 비슷한 시기에 동남아로 여행을 간 것으로 전해진다.

노조 측은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라 해명했지만 사내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핵심 지도부의 부재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5개월 전부터 준비한 일정이라고 하는데, 파업 첫날과 겹치는 그 일정을 그 사이 한 번쯤 조정할 수 있지 않았나"는 등의 글이 게재됐다. 또 다른 직원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휴가면 이 시기에 협상 계획이 없었던 것이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선제 파업이 시작된 상황에서 쟁의의 책임자인 지부장이 자리를 비웠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파업이 임박한 시점에서 극적 타결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블라인드에서는 "회사가 대화할 테니 내일 오라 하면 비행기 다시 끊을 것이냐", "결국 협상을 하려면 지부장의 결정이 필요할 텐데 꼭 여행 일정과 겹치게 파업 일정이 결정돼야 했냐"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중부청이 파업 전 노사 간 대화를 주선하려 했으나 위원장 부재로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지부장의 해외 휴가에만 그치지 않는다. 노조 지도부가 조합원들에게 특정 사내 게시물에 노조 측에 유리한 댓글을 작성하도록 조직적으로 지시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유출된 노조 단톡방 내부 메시지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조직국의 명령이다", "댓글을 달아라" 등의 강압적 표현을 사용하며 여론 조작을 강요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비참여 조합원 또는 비조합원을 향해 원색적 비난과 함께 "파업 후에 두고 보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초기업 노조가 강조해 온 'MZ식 노동운동'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노조가 그동안 강조해온 '수평적 소통', '구성원 존중'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내부 반발이 높아지고 있다. 블라인드에선 "파업은 적법하게 우리의 의견을 주장하는 거지 놀자는 건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합리적 소통과 공정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던 'MZ노조'가 정작 위기 상황에서 구시대적 방식을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블라인드에서도 "뭔가 파업 찬성 노조가 착각하는 게 있는 것 같다. 명분이 충분한 줄 아는데 과다한 부분이 있긴 하다. 많은 사람이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건 과다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내부 자성을 촉구했다.

전문가들도 이번에 제기된 도덕성 논란이 노조의 협상력 약화는 물론 향후 노동계 전반에 대한 MZ세대의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리적인 소통과 공정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던 노조가 정작 위기 상황에서 지도부가 휴양을 즐기고, 내부적으로는 구시대적인 댓글 동원과 압박을 자행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이중적 행태"라며 "이것이 과연 그들이 말하던 새로운 노조의 모습인지 의문일 정도로 노조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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