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MBK·영풍, 주주총회 앞두고 '고려아연 사칭' 혼란···불법 의혹 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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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주주총회 앞두고 '고려아연 사칭' 혼란···불법 의혹 논란 심화

등록 2026.03.18 11:59

김제영

  기자

불법 의혹 제기 속 경찰 고소로 사태 확산주주 혼선, 허위 발언 등 피해 사례 이어져대리행사 권유 업체 행위 법적 책임 쟁점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사칭의 강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고려아연 측의 법적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의혹 논란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MBK·영풍 측 해명에도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직원들이 "고려아연 측이 맞다"고 거짓말했다는 증언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가 끝나면 이를 제지할 실효적인 방법이 많지 않아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9일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 일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해당 직원들이 고려아연 사원증을 목에 걸고 주주와 접촉하고, 연락이 닿지 않는 주주 자택에는 고려아연의 사명만이 적힌 안내문을 붙여 연락을 유도한 정황이 있었다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MBK·영풍 측은 고소가 알려진 당일 즉시 반박문을 냈다. 명함에 MBK·영풍 측 대리인임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고, 안내문의 '고려아연 주주총회'는 해당 주주총회를 특정하기 위한 실무상 표기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형사 고발이 정당한 의결권 대리행사 활동을 위축시키는 압박 수단이라며, 허위 사실 유포가 확인될 시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들이 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해 사실상 거짓말을 하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주주들의 항의를 잇따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직원이 어느 쪽에서 나왔냐는 주주의 질의에 "고려아연 측"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주주가 "오늘 고려아연 측 연락을 또 받았다"고 묻자 "선임하는 이사가 여러 명이라 연락이 여러 번 가는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놨다는 것이 주주들의 증언이다. 주주가 수차례 더 되묻고 나서야 이 직원이 영풍 측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주는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과 통화 후 고려아연으로 오인해 위임장을 제출했다며, 고려아연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과 '3자 통화 대면'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통화에서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은 "영풍 측에서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배당 확대를 위해 임의적립금 9100억원의 이익잉여금 전환 안건 상정을 이끌었다"며 동문서답을 내놓기도 했다.

현장에서는 MBK·영풍 측과 고려아연 측 위임을 받은 의결권 대리행사 업체 직원들, 주주 3자 간 사칭을 둘러싸고 언성과 공방이 이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아연 측 업체가 사칭을 지적하는 질의에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은 "고려아연 주주총회 관련이었으며 법적 문제가 없다. 당당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답하면서 언쟁이 오갔고, "주주님이 판단하시면 된다"는 MBK·영풍 측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업체 직원의 말에 해당 주주는 "고려아연 측과 혼동해 MBK·영풍 측에 위임장을 냈다"며 위임을 곧바로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MBK·영풍의 행위가 일단 주주총회만 넘기고 보겠다는 단기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법적으로 수집된 의결권은 주주총회 결의 취소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사칭 등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를 지시하거나 방조한 행위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자본시장법 제154조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시 권유자의 신원, 소속 등 중요사항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규정한다.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또 형법 제314조의 업무방해죄는 실제 피해 발생과 무관하게 오인·착각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고려아연 측이 주주들을 오인시켜 위임장을 받는 것 자체가 주주총회 운영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MBK·영풍 측이 명함을 공개하는 등 반박했지만, 피해 사례가 계속 나타나는 점과 관련 녹취 대화 내용 등을 고려하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주주를 속이는 행위일 가능성도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왜곡하더라도 의결권 위임만 최대한 많이 받자는 목표를 위해 범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MBK·영풍 측은 과거에도 유사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24년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 대행사가 배포한 명함에 고려아연 사명이 함께 표시돼 주주들에게 혼선을 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명함에는 '최대주주 영풍' 문구보다 고려아연 사명이 더 크게 표기돼 사실상 회사 관계자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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