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동국씨엠 지분 추가 매입···오너 지배력 강화저평가 기반 전략 흔들···법안 강화에 향후 행보 주목'저PBR' 평가에 주가 관리·지분 확대 양면적 과제 직면
지주사 동국홀딩스가 자회사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지배구조 완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주가누르기방지법' 논의가 정치권에서 본격화되면서, 저평가 상태를 지배력 강화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기존의 전략이 구조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홀딩스는 최근 일본 JFE스틸의 자회사 JFE인터내셔널 유럽으로부터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동국제강(183만9008주)과 동국씨엠(110만8366주) 주식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각각 지분은 33.6%에서 37.31%로 확대됐다.
동국제강그룹은 2023년 6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인적 분할을 통해 동국홀딩스를 출범했다. 동국홀딩스가 동국제강·동국씨엠을 지배하는 지주사로서 당시 지분은 각각 약 30%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동국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자회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왔고, 지주사 지분만으로 그룹 전반을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완성되면서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력은 사실상 안정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특히 최대주주인 장세주 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아래 4세로 이어지는 승계 기반도 일정 부분 마련된 상태다. 동국홀딩스는 오너 3세 장세주 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32.54%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20.94%로 2대주주다. 장 회장 장남인 오너 4세 장선익 동국제강 전무의 지분은 2.5%에 그쳐 있으나 지주사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됐다.
문제는 이 같은 지배력 확대가 '저평가'를 전제로 작동해왔다는 점이다. 올해는 '주가누르기방지법'이 변수로 떠올랐다. 주가누르기방지법은 저평가된 상장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상속증여세 기준을 상향하는 법안으로, 현재 여당 주도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처럼 저평가 상태가 지속된 기업에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동국제강그룹 상장사들은 모두 PBR 0.5배 미만에 머물며 극심한 저평가 상태를 이어왔다. 가장 높은 동국제강도 PBR 0.28배에 불과하다. 이는 기업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자회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으로, 지배력 확대와 주주가치 제고를 동시에 명분화할 수 있는 구조였다. 과거에는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했지만, 이제는 일정 수준 이상 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동국홀딩스는 올해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전량 소각, 최저 배당 기준 상향, 액면 분할 등 안정적인 배당과 자본 효율화를 위한 안건이 통과시키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액면분할과 배당 여력 확대는 유동성과 투자 매력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저평가 상태를 활용해 지배력을 키워온 기존 전략과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행보다. 동국홀딩스는 지배력 확대와 주가 관리라는 상반된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주가가 낮은 것이 유리하지만, 상속·증여 부담을 고려하면 주가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동국홀딩스가 지배력은 키워야 하고, 주가는 더 이상 낮게 둘 수 없는 구조적 딜레마에 빠졌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누르기방지법이 현실화될 경우 기존의 저평가 기반 승계 전략은 사실상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지배구조와 주가 정책을 동시에 재설계해야 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