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0년물 5.2% 육박···글로벌 채권시장 투매 확산고유가·고물가·고금리 악순환에 외국인 수급 불안 확대AI·반도체 랠리에도 밸류에이션 부담···변동성 장세 우려
글로벌 국채시장이 장기물 중심의 투매 양상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외국인 수급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흔들리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실적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장기금리 급등이 장기화될 경우 코스피 역시 단기 조정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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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이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1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외국인 수급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 동반 급등세
이란 관련 불확실성과 정치·정책 불확실성, 고유가-고물가-고금리 악순환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중동 리스크가 국제유가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AI·반도체·전력 인프라 성장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상황
장기금리 급등 시 미래 이익 할인율 상승으로 성장주 프리미엄 약화 우려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 대형주 수급 집중에 기반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장기화되면 외국인 자금 유출과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
금리 급등이 재정 리스크 경고로 해석되며 단기 과열 부담 부각
중동 리스크 완화 여부가 국채 금리 핵심 변수로 작용
국제유가 진정 시 국채 금리 안정 기대
장기물 금리 발작 지속 시 자금 경색 등 금융시장 전이 우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9일 장중 5.197%까지 상승하며 지난 2023년 10월 기록했던 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일본 등 주요국 장기 국채 금리도 동반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채 금리 급등을 단순한 금리 상승이 아닌 '금리 발작' 단계로 보고 있다. 장기물 국채가 투매 양상을 보이면서 채권시장 불안이 주식과 외환시장 등 위험자산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져서다. 특히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글로벌 자산의 할인율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증시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 급등 배경에는 단순한 경기 회복 기대 이상의 복합적인 불안 요인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관련 불확실성과 정치 및 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장기물 국채 금리 급등의 핵심 배경"이라며 "고유가·고물가·고금리의 악순환이 국채시장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변수는 중동 리스크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는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배럴당 150달러 수준의 유가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장기금리 급등은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AI·반도체·전력 인프라 관련주는 미래 성장 기대를 반영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장기금리가 급등하면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성장주 프리미엄이 빠르게 가라앉을 우려가 있다.
최근 코스피의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수급이 집중됐다는 점에서 금리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달러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외국인 수급 불안으로 고공행진을 이어온 국내 증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 역시 변수다. 미국 장기금리 급등은 달러 강세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 증권가는 장기물 중심의 금리 급등이 재정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경고라는 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도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간에 급등한 코스피는 외국인 선물 매매와 환율 움직임에 따라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장기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단기 과열 부담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유동성 쇼크'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여전히 증시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반등 흐름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중동 리스크 완화 여부가 국채 금리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완화되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도 안정되면서 국채 금리 역시 진정될 수 있다는 평가다. 반대로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국채시장 불안이 증시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란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국채시장을 중심으로 일단 가시화되고 있고, 유가가 추가로 급등할 경우 국채시장 불안이 여타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여지도 커지고 있다"며 "장기물 중심의 금리 발작 현상이 지속된다면 자금 경색을 촉발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pkb@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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