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꿈의 1만피' 멀어지나···7월 들어 코스피 9.7%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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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1만피' 멀어지나···7월 들어 코스피 9.7% 추락

등록 2026.07.07 16:19

수정 2026.07.07 16:48

박경보

  기자

반도체 차익실현에 AI 투자 우려까지···서킷브레이커 발동삼성전자 호실적도 외면···외국인 매도에 투자심리 급랭증권가 "AI 사이클 속 이익 전망치 상향···1만피 기대 유효"

그래픽 = 박혜수 기자그래픽 = 박혜수 기자

사상 첫 9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7월 들어 일주일 만에 9.7%나 급락했다. 증권가는 단기 차익실현과 인공지능(AI) 투자 우려가 조정을 키웠다고 보면서도 이익 전망치 상향이 이어지는 한 '1만피'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5.02포인트(4.91%) 하락한 7656.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지면서 매매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것은 올해 들어 여섯 번째다. 앞서 오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5% 이상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증권가는 이날 급락이 단순히 삼성전자 실적이나 외국인 매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누적된 차익실현 욕구와 실적 피크아웃 우려, AI 투자 확대가 둔화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한꺼번에 시장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이날 긴급시황 보고서를 내고 이번 급락의 원인을 세 가지로 압축했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177%, 305% 상승했지만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 82조원, SK하이닉스 66조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50조원에 달하는 매도 물량을 쏟아냈지만 두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내 외국인 보유 비중은 연초 36%에서 40% 수준까지 높아졌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자연스럽게 확대된 결과라는 게 삼성증권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오히려 하락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보다 향후 이익 증가율 둔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는 89조4000억원에 달하는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2000원(6.92%) 떨어진 29만6000원에 마감했다.

최근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오픈AI 상장 연기와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확대 등이 잇따르면서 AI 투자 확대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AI 투자 증가로 빅테크들의 현금흐름이 둔화되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만 계속 좋을 수 있는가라는 의심이 시장에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반도체주 조정이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과 맞물려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가 일본과 대만 등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낙폭이 컸던 배경에는 반도체 편중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시가총액의 약 53%를 차지하는 만큼 두 종목의 주가가 흔들릴 경우 지수 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다. 삼성증권은 일본 시가총액 1위인 키옥시아가 이날 장중 11% 넘게 급락했지만 닛케이225지수는 1%대 하락에 그친 사례를 들며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AI 투자 사이클 종료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에 선을 그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가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단기 과열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AI 투자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며 "이달 말 예정된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에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투자 지속성이 재확인된다면 국내 증시도 다시 회복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조정을 추세 전환보다 단기 수급 변화에 무게를 뒀다.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하락한 것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니라 외국인의 차익실현과 수급 부담이 집중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거래가 급증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했다.

심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 증가세는 변화가 없고 이번 조정은 급등 이후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 성장 스토리도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데 따른 가격 부담이 여전한 데다 외국인 수급 변화와 AI 투자 지속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되고 미국 빅테크들의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이 재확인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번 조정으로 '1만피' 도달 시점은 다소 늦춰질 수 있지만 AI 투자 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중장기 상승 시나리오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되더라도 2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재차 상승 궤도에 올라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 현상 부담은 상존하겠으나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 코스피 이익 컨센서스 상향과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상방 재료는 7월에도 유효하다"며 "외국인, 개인 등 주요 수급주체들의 차익실현 압력에 직면할 소지가 있겠지만 여름 중 코스피의 1만포인트 돌파는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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