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의무공시 첫해 성적표 공개15개 핵심지표 중 8개만 충족이사회 독립성·다양성 확보는 향후 과제
올해부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가 코스피 전체 상장사로 확대된 가운데 국내 유일의 치킨 프랜차이즈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의 지배구조 개선 과제가 드러났다.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로 상장사 평균 수준에 머물렀으며, 전사 리스크관리 체계 부재와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부족 등이 주요 개선 과제로 지목됐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핵심지표 준수율은 53.3%로 집계됐다. 전체 15개 핵심지표 가운데 8개 항목을 충족한 수준이다. 이는 전체 상장사 평균 준수율(54.3%)을 소폭 밑도는 수치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상장사의 주주권리 보호, 이사회 운영, 감사기구 구성, 내부통제 체계 등을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제도다. 2017년 자율공시로 도입된 이후 적용 범위가 단계적으로 확대됐으며 올해부터는 코스피 상장사 전체가 의무공시 대상에 포함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보고서에서 주주총회 운영과 이사회 구성, 내부통제 체계 등 여러 항목에서 미준수 판정을 받았다. 특히 전사 차원의 위험관리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
현재 교촌에프앤비는 준법경영 정책과 내부회계관리 정책, 공시정보 관리 정책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사 리스크관리 정책은 별도로 구축하지 않은 상태다. 원재료 가격 변동과 가맹점 관리, 식품안전, 해외사업 확대 등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직면한 경영 리스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인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전사 차원의 리스크관리 정책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요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와 경영진이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며 "중요 현안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 보고 등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운영 측면에서도 개선 과제가 확인됐다. 현재 교촌에프앤비는 송종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지 여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기능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 분리를 권고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임할 경우 이사회가 경영진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반영된 기준이다.
다만 이사회 독립성이 크게 훼손된 구조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교촌에프앤비 이사회는 총 7명 가운데 5명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어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사회 다양성 측면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이사회 구성원 7명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어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 성이 아님'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자산 규모상 여성 이사 선임 의무 대상은 아니지만 최근 자본시장에서 이사회 다양성을 중시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주주권리 보호와 관련해서도 일부 항목이 미준수로 분류됐다. 교촌에프앤비는 상법상 기준인 주주총회 2주 전 소집공고 의무는 준수하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이 권고하는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 기준은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 일정과 연결 결산 절차 등을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내부 검토 체계를 개선해 권고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집중투표제를 정관에서 배제하고 있는 점도 미준수 항목에 포함됐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과정에서 소수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확대해 이사회 참여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교촌에프앤비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았지만 홈페이지를 통해 주주제안 절차를 안내하고 주주 의견을 수렴하는 등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정책 관련 항목 역시 미준수로 분류됐다. 다만 이는 배당정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공시 대상 기간 내 관련 정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월 배당성향 4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지만 해당 정책이 평가 대상 기간 이후 수립돼 준수 항목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교촌에프앤비의 거버넌스 개선 과제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향후 제도 정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주주 친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리스크관리 체계와 이사회 다양성, 독립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며 "향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거버넌스 체계 고도화도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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