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2조 사회공헌' 실체 보겠다"···금감원, 역대급 숫자 '질적 검증'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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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사회공헌' 실체 보겠다"···금감원, 역대급 숫자 '질적 검증' 착수

등록 2026.06.11 15:06

김다정

  기자

금감원, 사회공헌 실태조사 전격 착수···4대 금융·은행으로 확대단순 지역 봉사 넘어 취약계층 직접 지원 '실질적 공적 책임' 압박올해만 13조원 포용금융 투입···질적 검증에 커지는 금융권 '이중고'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포용금융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칼날이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사회공헌 2조원 시대'를 맞은 금융권을 향해 칼끝을 겨눈 정부가 양적 지표를 넘어 '질적 검증'에 착수하면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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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금융당국이 금융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질적 검증에 본격 착수

사회공헌 2조원 시대 진입과 함께 실적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부터 시작해 주요 금융지주·은행 확산 예정

숫자 읽기

지난해 국내 은행권 사회공헌활동액 2조1560억원 기록

4대 은행이 1조3323억원으로 절반 이상 차지

우리은행 사회공헌 집행액 2325억2700만원에서 3089억9900만원으로 32.88% 증가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집행 비율 우리은행 11.85%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음

자세히 읽기

사회공헌 비용 집행 중 공익 광고·행사에 상업성 의혹 제기

단발성 지역 행사에 예산 집중, 실질적 취약계층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

지역사회·공익 분야에 1조4350억원(66.6%) 집중, 서민금융은 5389억원

향후 전망

정부와 금융당국, 단순 봉사 넘어 실질적 공적 책임 강조

5대 금융지주, 향후 5년간 70조원, 올해만 13조원 이상 포용금융 투입 계획

신한금융, 포용금융 목표치 5조원으로 상향

질적 검증 강화로 현장 부담 및 객관적 평가 기준 필요성 대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활동과 광고 업무 집행 현황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우리금융을 시작으로 신한·KB·하나 등 나머지 금융지주와 은행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사회공헌, 사상 첫 2조원 돌파···첫 타깃 된 우리금융


이번 조사는 일부 금융사가 사회공헌 비용으로 처리한 공익 광고나 행사가 상업성이 짙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공익 광고나 상업적 성격의 행사 비용을 집행한 뒤, 이를 사회공헌 비용으로 처리해 실적을 부풀려왔다는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사회공헌활동액은 총 2조1560억원으로, 전년보다 2626억원(13.9%) 증가했다. 이 중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총 1조3323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2006년 첫 실적 집계 당시 3514억 원이었던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이후 1조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2조원대를 달성하며 상승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조사는 특정 금융회사의 문제가 확인돼 조사에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금융이 첫 타깃으로 지목된 이유에 대해서는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우리은행의 사회공헌활동 집행액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해 4대 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금액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3589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신한은행 3326억원, 하나은행 3218억원, 우리은행 3090억원 등의 순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우리은행은 4위에 머물러 있지만, 전년 대비 증가액을 보면 2024년 2325억2700만원에서 2025년 3089억9900만원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가율은 32.88%로, 지난해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다른 은행 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 집행액 비율도 우리은행이 11.85%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9.29%, 8.81%, 8.5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 자릿수에 머무른 반면, 우리은행은 7.6%에서 11.9%로 1년 새 4.3%p 상승했다.

'지역사회 66.6% 쏠림'···숫자 착시 걷어내는 질적 검증


금감원은 지난해 급증한 사회공헌활동 자금이 과연 순수한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졌는지를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권에서 집행된 사회공헌활동 금액 중 '지역사회·공익' 분야에만 1조4350억원이 쏠려 전체의 66.6%를 차지했다. 2순위인 서민금융(5389억원)과 비교해도 3배가량 차이가 난다.

손쉽게 생색내기 좋은 단발성 지역 행사 지원에 예산이 집중된 반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나 장기적인 투자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순한 지역 봉사 활동을 넘어, 고금리 시기 고통받는 금융 취약계층을 직접 지원하는 '실질적인 공적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포용금융 압박 속에서 주요 금융지주들은 앞다투어 포용금융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경쟁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향후 5년간 총 70조원, 올해에만 13조원 이상의 자금을 포용금융에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신한금융은 당초 3조원이었던 포용금융 투입 목표치를 내년 공급 예정분인 1조5000억원을 미리 앞당겨 '5조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하나금융도 올해 3조1000억원의 포용금융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1분기에만 이미 42%를 조기 집행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각각 17조원, 7조원, 15조원의 포용금융 집행계획을 세웠다. 이 중 올해 공급 계획은 KB금융 2조9000억원, 우리금융 1조1600억원, NH농협금융 2조7800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신한금융그룹이 2026년 공급 규모를 확대하면서 향후 5년 공급 규모의 총량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로 인한 현장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의 공공성 강화 기조에 발맞춰 금융사들이 지원 규모를 늘리며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공헌활동 세부내역에까지 날카로운 칼날을 겨누면서 총액 경쟁을 넘어 질적 검증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마다 규모와 사업구조, 사회공헌 방식이 모두 다른데 일률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사회공헌과 홍보의 경계뿐 아니라 광고비 적정성에 대한 판단 기준 역시 보다 객관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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