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유럽·중동 순방의 핵심 성과로 유럽연합과의 철강 무관세 할당(TRQ)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성과는 철강 TRQ와 관련해 큰 합의를 했다는 데 있다"이라며, 한국산 철강에 적용되는 기존 쿼터 물량이 전체 감축 폭만큼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EU 측과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EU는 역내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7월 1일부터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무관세 수입 할당량은 기존 3382만 톤에서 1835만 톤으로 약 46% 축소되고, 할당량을 초과하는 물량에 부과되는 관세도 25%에서 50%로 인상된다.
현재 한국에 배정된 철강 무관세 쿼터는 약 258만톤 수준이다. 정부는 협상을 통해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 왔으며, 김 장관은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감축 폭이 EU 전체 평균 수준에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별도의 양보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EU의 조치가 세계무역기구 규범과 양자 자유무역협정 취지에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종 쿼터 확정 이후 철강업계 지원 방안도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대미 투자와 관련해서는 최근 출범한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중심으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첫 번째 투자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한국과 독일이 경쟁 중인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사업자 선정이 7월로 연기될 가능성과 함께 한국과 독일이 사업을 분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김 장관은 아직 공식 통보를 받은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안보 협력을 중시할 경우 한국에 불리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잠수함 성능과 산업 협력 패키지 경쟁력에서는 한국이 우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동 지역 재건 사업에 대해서는 현지 진출 기업들이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의 경우 금융 제재와 EU 제재가 여전히 남아 있고, 미국과의 협상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지정학적 위험이 완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의 재건 사업 참여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운영 방향도 재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중동 정세가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완전한 정상화 단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제 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쟁 국면 당시보다는 하락한 만큼, 최고가격 기준을 낮추거나 제도 운영 방식을 조정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종전 상황과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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