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SK하이닉스도 모자랐나···애플, 中 CXMT 메모리까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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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도 모자랐나···애플, 中 CXMT 메모리까지 검토

등록 2026.08.10 14:49

김선민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애플이 인공지능(AI)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빠듯해지자 중국 메모리 업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D램을 아이폰과 맥북에 적용할 수 있을지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실제로 CXMT 제품을 상용 제품에 채택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서 AI발 수요 증가가 스마트폰과 PC 등 소비자 제품으로까지 영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0일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맥북을 포함한 여러 제품군에서 CXMT 메모리 칩을 테스트하고 있다. 애플은 CXMT와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부 제품에 해당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련 내용은 애플이나 CXMT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애플이 CXMT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했고,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범용 D램 공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을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메모리 업계 전반의 공급 여력이 줄어들고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HBM에 생산 능력을 배분하면서 전통적인 D램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HBM과 일반 D램은 생산 과정에서 일부 생산 능력을 공유하기 때문에 AI용 메모리 수요 확대가 범용 메모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모바일 D램 시장에서도 공급 제약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모바일 D램 시장은 계약가격 상승이 매출 증가를 이끌었으며, 주요 업체들이 AI 및 서버용 제품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모바일 D램의 구조적인 공급 제약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CXMT가 모바일 D램 시장의 주요 업체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CXMT는 애플 입장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는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CXMT는 중국 내에서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메모리 업체로, 최근에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애플이 CXMT를 실제 공급업체로 채택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와 안보 규제가 대표적이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전제로 CXMT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CXMT는 미국의 제재·수출통제와 관련해 규제 대상에 포함돼 있어 애플이 중국 업체와 기술적으로 협력하거나 맞춤형 부품을 개발하는 데 제약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실제 사용이 이뤄지더라도 기성품 형태의 메모리를 활용하는 방안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술적인 격차도 변수다. CXMT의 D램 기술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글로벌 선두 업체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있어 애플의 엄격한 품질과 전력효율, 안정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이번 움직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애플에 메모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애플은 여전히 기존 주요 메모리 업체들과 공급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CXMT 테스트 역시 공급망 다변화와 수급 상황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미 애플의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WSJ와의 인터뷰에서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애플의 CXMT 테스트는 중국산 메모리를 본격적으로 채택한다는 의미보다는 AI 산업의 성장으로 메모리 수급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HBM 등 AI용 고부가 메모리에 생산 역량을 집중할수록 모바일·PC용 범용 메모리의 수급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IT 기업들이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향후 메모리 가격과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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