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불확실성과 수급 변동성에 투매 확산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도주 중심 하락증권가 '실적 모멘텀 견고, 중장기 우상향 기대'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한 가운데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이 아닌 정책 불확실성과 과도한 선반영에 따른 기술적 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등 주도주의 실적 모멘텀이 견고한 만큼 단기 변동성을 거친 후 우상향 추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급락한 8203.8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주도주인 삼성전자(-12.31%)와 SK하이닉스(-12.47%)를 중심으로 투매가 발생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2047억원, 4조476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8조5910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소화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폭락의 원인으로 대내외 악재가 맞물리며 수급 변동성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 재부각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이 작용했다. 여기에 국내 주식 미실현 이익 포괄 과세 논란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등재 불발 등 대내적 이슈가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주도주들이 200일 이동평균선의 300% 내외에서 거래되는 등 쏠림 현상이 심화된 상태에서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기제로 작용했다"며 "차익실현 물량이 급격하게 번지면서 VKOSPI가 90에 육박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급등락이 더 빈번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의 중장기 상승 추세 자체는 유효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도체를 필두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출회되는 매물은 선반영돼 상승한 주가에 대한 차익실현 성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그는 과거 3월 마이크론 실적 발표 당시를 예로 들며 "당시에도 가이드라인 우려 등으로 단기 조정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살아나며 직전 대비 160% 이상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례 역시 실적 모멘텀은 견조하지만 높아진 눈높이에 따른 숨고르기 국면이라는 해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변동성 확대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순이익도 증가 추세에 있다"며 "실적 대비 낙폭이 과대한 업종에는 오히려 진입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전반적인 지수 급락 속에서도 인바운드 호조 수혜가 예상되는 편의점(BGF리테일 +8.15%)과 양자컴퓨터 보안 행정명령 모멘텀을 얻은 사이버보안 관련주 등 일부 방어주 성격의 종목들은 상승 마감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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