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MSCI 선진국 지수 또 불발···한국 증시 '외환·공매도' 벽 못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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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선진국 지수 또 불발···한국 증시 '외환·공매도' 벽 못 넘었다

등록 2026.06.24 07:50

박경보

  기자

원화 역외거래 제한 지적···관찰대상국 편입 무산야간 외환시장 확대에도 유동성 부족 평가정부 "시장개혁 추진···선진지수 자연 편입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또다시 무산됐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방과 공매도 제도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 작업을 추진했지만 MSCI는 원화의 역외 거래 제한과 시장 접근성 문제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제도 개선 효과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개혁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3일(현지시간) MSCI가 발표한 2026년 연례 시장분류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한국 증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도·브라질 등과 함께 신흥국 지수에 남게 됐다.

MSCI는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한 외환시장 선진화와 자본시장 개혁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들이 제기해온 핵심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원화의 역외 거래 제약이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MSCI는 "오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시장당국이 발표한 조치들을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로는 원화의 역외 실물인도 제한이 지목됐다. 현재 원화는 해외 외환시장에서 실물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거래할 수 없고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주요 선진국 통화와 비교해 환헤지와 자금 운용에 제약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외환시장 거래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는 등 시장 개방 조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MSCI는 연장된 거래시간에도 실제 시장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아 글로벌 인덱스펀드 운용사들의 외환 거래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매도 제도 역시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언급됐다. MSCI는 지난해 전면 재개된 공매도 시장과 관련해 새롭게 도입된 시장감시 체계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상당한 운영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규제가 강화됐지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 절차가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MSCI는 "시장 재분류 논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제기된 문제들이 모두 해결돼야 하며 개혁 조치가 완전히 시행된 이후 시장 참가자들이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도전은 다시 장기 과제로 남게 됐다. 한국은 1992년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된 이후 2008년 처음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하지만 원화 환전 규제와 시장 접근성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지적되며 승격에 실패했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정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예상된 수준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24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그간 한국 정부의 외환·자본시장 선진화 노력과 성과에 대해 MSCI도 인지하고 있다"며 "일부 과제는 제도 개선이 진행 중이고 완료된 과제 역시 시장이 효과를 체감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올해 관찰대상국에 편입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주요 투자자와의 정례 소통 채널을 신속히 가동해 개선 과제의 실제 활용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MSCI 평가 결과와 관계없이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기재부와 금융위는 "우리 스스로의 필요와 일정에 따라 외환·자본시장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 나간다면 MSCI 선진지수에도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기적으로 투자심리에 아쉬움을 줄 수 있지만 예상 범위를 벗어나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MSCI가 제도 개선 노력 자체는 인정한 만큼 향후 외환시장 개방 효과가 축적되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가 개선될 경우 관찰대상국 재진입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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