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2000억원' 벽에 막힌 홈플러스 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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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벽에 막힌 홈플러스 회생

등록 2026.06.25 07:31

조효정

  기자

법원, 회생계획안 실현 가능성 의문 제기회생절차 폐지 의견 조회서 발송채권단·노조, 긴급 운영자금 마련 촉구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회생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2000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서울회생법원이 운영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검토에 들어갔다. 인가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홈플러스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2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최근 홈플러스 채권자협의회와 주주, 노동조합, 근로자대표, 회생법원 관리위원회 등에 '회생계획안 배제 및 회생절차 폐지'에 대한 의견 조회서를 발송했다.

재판부는 의견 조회서에서 "홈플러스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2000억원의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조달 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제출된 회생계획안은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관계인집회의 심리나 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은 현재 회생계획안만으로는 정상화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의견 조회 절차는 법원이 회생절차 종료 여부를 검토할 때 진행된다.

시간도 많지 않다. 관계인들의 의견 제출 시한은 오는 30일까지이며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은 달 3일이다. 인가 결정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회생 절차는 사실상 막판 국면에 접어들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에는 대형마트·온라인·본사 등 잔존 사업 부문의 인수합병(M&A) 추진과 구조혁신, 2000억원 규모 DIP(회생기업 운영자금) 금융 확보, 채권 변제 계획 등이 담겼다. 그러나 회생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된 운영자금 확보 방안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계획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자금 조달 방식이다.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의 지급보증을 토대로 1000억원 규모의 DIP 금융 지원을 메리츠금융그룹에 요청하고 있다. 반면 메리츠는 해당 금액에 대해서만 지원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나머지 1000억원은 대주주인 MBK가 직접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생의 성패가 결국 대주주의 추가 자금 투입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도 운영자금 자체보다 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반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새 주인을 맞아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NS홈쇼핑은 지난 22일 인수대금 1206억원을 납입하고 영업양수도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신설 법인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상품 공급과 점포 운영 안정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메리츠금융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새로운 대주주의 지급보증과 지원을 바탕으로 협력업체 신뢰와 매출을 회복하며 정상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익스프레스 사례가 오히려 홈플러스 본체를 둘러싼 대주주 책임론을 키우고 있다고 본다. 새 대주주의 지원 아래 사업 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홈플러스 역시 실질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해야 채권단과 협력업체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홈플러스와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와 메리츠금융그룹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했다.

노조는 "6월 3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파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10만명에 달하는 직·간접 고용 인력과 협력업체의 생존이 걸린 만큼 파산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현재 홈플러스는 부채가 자본을 잠식한 상태가 아니며 회생 연장을 통해 질서 있는 자산 정리가 이뤄진다면 부채 변제는 물론 회생도 가능하다"고 주장하며 회생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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