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채널 강화·매장 수 확장 전략기본 의류 구매 패턴 변화패션 SPA 시장 재편 신호탄
고물가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국내 가성비 의류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유니클로와 무신사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 SPA(제조·유통 일원화) 시장을 이끌어온 유니클로에 맞서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앞세워 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양사의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25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인 신용카드·체크카드 결제 추정금액 조사에서 유니클로는 전년 동기 대비 87.2% 증가하며 옴니채널 리테일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무신사도 같은 기간 29.7% 늘어나 2위에 올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체 유통업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패션 기업 두 곳이 나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유니클로는 오랫동안 기본 의류와 기능성 상품을 중심으로 국내 SPA 시장을 주도해왔다. 반면 무신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MZ세대 고객과 다양한 브랜드를 연결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를 통해 베이식 의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양사의 경쟁 영역이 빠르게 겹치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은 티셔츠와 셔츠, 슬랙스, 데님 등 기본 의류를 구매할 때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함께 비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가 단순 플랫폼 기업을 넘어 상품 기획과 생산, 유통, 매장 운영을 직접 담당하는 SPA형 사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오프라인 확장은 두 회사 모두의 핵심 전략이다. 유니클로는 최근 서울 명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으며 올해 들어 7개 매장을 추가해 전국 매장 수를 135개로 늘렸다.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유니클로 감사제' 역시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무신사 역시 오프라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남권 첫 매장인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개장한 데 이어 성수동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뷰티 복합매장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를 선보였다. 현재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은 전국 43개까지 늘어났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6% 증가했으며 방문객 수는 98% 늘었다. 판매 수량 역시 83% 증가하며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입시키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최대 격전지는 명동이 될 전망이다. 유니클로가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을 개장한 데 이어 무신사는 올해 초 '무신사 스토어 명동'을 열었고, 오는 9월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중앙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명동은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유동 인구가 모두 많은 대표 상권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확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의 경쟁은 단순한 매장 확대를 넘어 브랜드 경험과 고객 접점을 둘러싼 승부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고가 브랜드보다 실용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본 의류를 선호하는 현상도 두 회사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기능성과 품질을, 무신사는 온라인 플랫폼 경쟁력과 자체 브랜드 가격 경쟁력을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니클로와 탑텐, 스파오 등 전통적인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기본 의류를 구매할 때 유니클로와 무신사 스탠다드를 함께 비교하는 단계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며 "핵심 상권과 오프라인 접점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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