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 제한' 지배구조 개편안 예고···인적 쇄신 칼바람 불까실적 대박도 소용없는 '지배구조' 불호령···'낙동강 오리알' 될라한여름부터 타오른 사령탑 교체 레이스···'포스트 행장' 하마평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한마디에 금융권이 조기 '인사 태풍'을 맞았다. 올해 말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한꺼번에 만료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의 칼날을 바짝 들이대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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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장 임기가 올해 말 일제히 만료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 앞두고 연임 관행에 제동
실적 중심 연임 공식 폐기 수순, 인사 태풍 조기 점화
금융당국,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절차 추진
이번 은행장 인사가 지배구조 개선안 첫 시험대
3연임 금지 등 강화된 규정 도입 예고
승계 절차 투명성 및 외부 후보군 공정 경쟁 강조
정상혁 신한은행장, 4년차 재연임 도전···3연임 제한 분위기 속 거취 불투명
정진완 우리은행장, 실적 반등 여부가 연임 변수···차기 회장 후보군 입지 흔들림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연임 가능성 높으나 지주 회장 거취가 변수
이호성 하나은행장, 연임 전례 없어 새로운 수장 교체 가능성
강태영 NH농협은행장, 조직 쇄신 및 대규모 세무조사 영향
신한은행, 최혁재·이봉재·강대오 부행장 등 차기 행장 후보 거론
우리은행, 이정수 전략경영총괄 사장·이해광 부행장 등 후보군 부상
하나은행,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남궁원 하나생명 사장 등 언급
KB금융,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정문철 KB라이프 사장 등 깜짝 카드 존재
금융당국 개입으로 연임 관행 깨질 가능성
지배구조 쇄신 명분 아래 인사 도미노 예고
은행장 교체 시 내부 승진·외부 영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 가능
단순히 실적 성과만으로 연임을 보장하던 '연임 공식'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내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군도 오르내리며 한여름부터 인사 시계가 조기 점화되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모두 올해 연말에 일제히 임기가 만료된다.
이번 연임 시험대에서는 예년과 달리 실적·성과보다 '지배구조 쇄신'이 더 큰 변수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이 내달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지배구조 개선 절차를 추진하면서 예년보다 훨씬 엄격한 현미경 검증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배구조 개편안' 발표 임박···"現 CEO 유리한 승계 확인" 압박
올해 말 5대 은행장 인사는 지배구조 개선안이 적용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르면 내달 초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최종안'이 발표되면 당장 연말 은행장 인선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개선안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 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책 부서와 정부 라인에도 최종안이 보고된 상태"라며 "KB금융의 숏리스트 작업이 7월 3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그 전에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최고경영자(CEO)의 임기와 관련해 3연임을 금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초 '부패한 이너서클'을 직격하자 금융권에 고착화된 '참호구축'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금감원장은 "3연임 관련 안건 구성을 마무리했고 일부 보완·강화된 부분도 있다"며 "지주 회장뿐 아니라 행장 선임 절차도 다수 예정돼 있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입법과 모범규준을 함께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금감원이 발표한 은행검사1국의 올해 초 은행지주 지배구조 특별점검 결과를 보면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금감원은 "지난 2023년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마련된 후 외관은 개선됐으나, 실제 경영진의 참호구축 등에 이용되는 등 형식적인 편법적 적용 사례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CEO에게 승계절차를 유리하게 변경하거나, 형식적으로 후보군을 관리하고 외부 후보군에게 불리한 경쟁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사회 운영에서도 친 경영진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CEO 경영승계절차에 참여하는 사례가 있었다.
'4년차' 정상혁 신한은행장에 쏠린 눈···차기 회장 후보 입지 '흔들'
그동안 금융지주 계열사 인사는 형식적으로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쳤으나, 사실상 지주 회장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낙점'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강제하면서, 올 하반기 은행장 인선은 기존 관행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은행권 인사 '태풍의 눈'은 4년차 임기를 채우고 재연임을 앞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다. 정 행장을 제외한 이환주 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모두 첫 번째 임기를 마치는 상황이다.
정 행장은 재임 기간 동안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등 실적 면에서는 흠잡을 데 없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3연임을 정조준한 당국의 첫 번째 타깃이자 상징적인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두 번째 연임으로 'CEO 3연임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 재임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감안하면 연임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조직 구조는 정 행장의 거취를 더욱 불분명하게 만들고 있다. 신한금융은 과거 경영 승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던 '지주 부회장'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회장을 보좌하는 지주 임원진도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작은 규모다.
만약 정 행장이 연임에 실패할 경우, 지주 내에서 영전하거나 새로운 완충 지대를 찾지 못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야인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전임 행장들 모두 2년 임기를 채운 뒤 연임 없이 지주사 부회장으로 이동한 하나금융과는 대조적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금융지주도 지금까지 부회장직을 운영한 적이 없다. 3연임은커녕 연임 자체도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은행장들이 지주사 이동에 무게가 실리지만 당장 우리금융지주 내 정 행장의 자리를 마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두 행장은 지난해 말 신한금융·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숏리스트에도 올라 차기 회장 후보로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2년간의 경영 공백은 향후 대권 가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쇄신이라는 명분 아래 밀려날 경우, 차기 회장 유력 후보군으로서의 입지마저 순식간에 흔들릴 수 있다.
타 금융지주처럼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우회로마저 선택하기 극도로 부담스러운 처지다. 부회장 직제가 외부 후보군을 배제해 공정한 승계 경쟁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미 금감원이 부회장 직제를 저격한 만큼 당장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과는 달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은행장 연임이 막히면 갈 곳이 없다"며 "특히 재연임 시 세 번째 임기를 맞이하게 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타이밍상 특히나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관례 깨진 '첫 임기 보장'···포스트 행장 후보는 누구?
금융당국의 불호령에 연임 관례가 무참히 깨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은행권에서는 벌써부터 수장 교체를 전제로 지주 내 핵심 부사장들과 부행장급 주자들이 포스트 행장 카드로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모양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뒤를 이을 '포스트 행장' 카드로는 최혁재 AI전환(AX)혁신그룹 부행장과 이봉재 기관·제휴영업그룹 부행장, 강대오 미래혁신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물론 압도적인 실적을 낸 정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최 부행장은 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3년 만에 부사장·부행장 반열에 올라, 금융권 최대 이슈이자 미래인 AX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한 차기 은행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핵심 요직인 인사부 출신으로 서소문지점장 등을 거쳐 현업을 두루 경험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된다.
직전까지 AI·디지털 부문을 총괄했던 이 부행장도 대형 거물급 딜인 서울시금고 수성을 이끌며 영업력과 기술 안목을 동시에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부행장 역시 미래혁신 조직을 이끌며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거론된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경우 영업실적 반등이 연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부당대출 및 직원 횡령 이슈로 시끄러웠던 시기 은행장에 올라 '내부통제 강화'를 천명하면서 조직을 잘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적 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정 행장 외에 차기 은행장 후보로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경영총괄 사장과 이해광 개인그룹 겸 디지털영업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된다.
이정수 사장은 지난 우리은행 인선 과정에서 이미 유력후보로 한차례 거론된 바 있다. 특히 한국포스증권과 동양·ABL생명 인수 과정에 깊이 관여하며 우리금융의 숙원 과제였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다.
이 부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내정자였던 시기에 비서실장을 맡은 최측근 인사로, 임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올해 임종룡 2기 체제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만큼 '믿을맨'으로 적극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
연임 사례가 없는 하나은행은 올해도 연말 인사에서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장 연임 사례는 지난 2015년 9월 초대 KEB하나은행장에 오른 뒤 2년 연임에 성공한 함영주 전 행장 이후 단 한 차례도 없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성영수 하나카드 사장,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 등이 거론된다. 비은행 계열사 사장을 거쳐 경영능력을 입증한 뒤 은행장에 오르는 것이 관례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KB금융의 계열사 대표 임기 체계는 통상 '2년 기본에 1년 추가(2+1)'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환주 현 KB국민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지만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가 향후 거취의 핵심 키를 쥐고 있다. 지주 회장의 거취에 따라 계열사 은행장 인사까지 도미노식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깜짝 카드로는 김재관 KB국민카드 사장과 정문철 KB라이프 사장 등이 거론된다. KB금융은 전임 윤종규 회장 시기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의 재무전문가를 계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지주사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달려 있다. 특히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이후 범농협 차원의 고강도 인적 쇄신 분위기와 맞물려 향후 강 행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여기에 최근 국세청이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대규모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강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자금 흐름과 각종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요원 130여 명이 한꺼번에 투입된 이례적인 조사, 단순 세무조사를 넘어 농협 지배구조 개혁을 겨냥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강 행장의 거취도 불분명해지는 분위기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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