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증여세 60억 아낀 일양약품 정도언 일가···주주환원은 고작 '2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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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60억 아낀 일양약품 정도언 일가···주주환원은 고작 '29억'

등록 2026.07.03 15:02

현정인

  기자

최근 1년간 주가 반토막···증여세 또한 절반 절감 기대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6개월 주식 거래 정지부친 회장 사임에도 지분 승계···오너 지배력 유지 지적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정유석 일양약품 대표가 부친 정도언 전 회장으로부터 대규모 지분을 증여받으며 승계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한다. 다만 최근 1년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시점에 증여가 이뤄지며 증여세 부담은 크게 줄어든 반면, 주주환원 규모는 수년째 30억원에도 미치지 못해 소액주주를 외면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대표는 오는 30일 정도언 전 회장으로부터 일양약품 보통주 170만주를 증여받는다. 거래 규모는 발행주식 총수의 8.70%에 해당한다.

증여가 완료되면 정 전 회장의 지분율은 21.34%에서 12.64%로 내려가고, 정 대표의 지분율은 4.14%에서 12.84%로 상승한다. 정 대표는 최대주주에 오르며, 경영권 승계도 일단락된다.

이번 거래가 주목받는 이유는 주가 하락 국면에서 이뤄진다는 데 있다. 증여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주식 평가액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일양약품의 주가는 1주당 8200원 수준인데, 1만4000원대에 머물던 1년 전에 비해 40% 이상 떨어졌다. 이를 기준으로 한 증여 대상 주식 가치는 약 139억원이며, 여기에 최고세율 50%를 단순 적용하면 증여세는 약 7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주가 하락 이전에 증여가 이뤄졌다면 세금이 130억원에 육박할 수 있었으나,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약 60억원의 세 부담이 줄어든다.

일양약품이 경영 투명성 강화를 약속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증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회사는 지난해 회계처리 기준 위반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약 6개월간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이후 올해 3월 거래를 재개하며 ▲계열사 겸직 해소 ▲이사회 내 위원회 설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전문성 강화 ▲대표 이사 1인 및 회장 사임 등을 담은 경영개선 계획을 내놓고 책임경영 체계 구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 정도언 전 회장은 지난해 3분기 중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고, 같은해 10월 김동연 전 공동대표도 사임하면서 현재는 정 대표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인적 쇄신과 별개로 최대주주의 지분 승계는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시장에서는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력은 그대로 유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강조했지만 지배구조 측면에서 시장이 체감할 변화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주주환원 정책도 아쉬움을 더하는 대목이다. 일양약품의 배당금 총액은 지난해 약 29억원이고, 2023년과 2024년 역시 3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 약 60억원의 세 부담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증여에 따른 세 부담 감소 규모가 회사의 연간 배당 총액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셈이다.

이에 업계에선 주가 하락 국면을 활용한 승계라는 지적과 동시에 주주환원 확대 등 소액주주를 위한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뉴스웨이는 이번 증여 결정의 배경과 시점, 증여세 절감 효과를 고려한 결정인지 여부, 향후 주주환원 계획 등에 대해 일양약품 측에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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