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메리츠 책임 공방···미궁에 빠진 추가 지원협력사 47% 매출 절반 이상 의존···연쇄 도산 공포

법원이 운영자금 조달 실패를 이유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홈플러스가 존폐의 기로에 섰다. 앞으로 14일이라는 즉시항고 기간이 남았지만 2000억원대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회생은 무산되고 청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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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
홈플러스는 14일 즉시항고 기간 내 2000억원대 운영자금 확보 못하면 청산 수순 예상
회생계획안 수행 불가능 판단, 관계인집회 심리 없이 절차 폐지
운영자금 2000억원 조달 실패가 회생절차 폐지의 핵심 사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이 책임 공방, 추가 자금 투입 여부 불투명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신규 투자자 확보 가능성 낮게 전망
회생절차 폐지 시 법적 보호 종료, 채권자 강제집행 등 가능
협력업체 4603개 중 약 47%가 매출 절반 이상 홈플러스 의존
청산 시 협력업체 연쇄 경영난 우려, 임직원·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 피해 예상
임직원 체불임금 지급, 실직자 실업급여·재취업 서비스 제공
협력업체에 긴급경영안정자금·특례보증 등 총 4400억원 긴급 유동성 지원
폐업 협력업체에 최대 600만원 점포철거비, 법률 자문, 재취업·재창업 지원
즉시항고 기간 내 운영자금 2000억원 확보 여부가 회생 분수령
MBK와 메리츠의 추가 지원 없으면 회생 동력 약화 전망
정부는 추가 피해 상황 점검 및 지원방안 마련 계획
정부는 이날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에 따라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직원의 체불임금 지급과 함께 중소협력업체에 대해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은 성사됐지만 잔존 사업부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이 지속되면서 매출은 감소하고 급여와 물품대금, 조세 등 공익채권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서 일반 회생채권이나 회생담보권보다 우선 변제되는 채권을 의미한다.
이어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며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계인집회의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홈플러스는 이번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운영자금 부족이 회생절차 폐지의 핵심 사유인 만큼 14일의 즉시항고 기간 내 운영자금을 확보해 항고할 경우 이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은 MBK와 메리츠로
결국 앞으로 2주가 홈플러스 회생 여부를 가를 마지막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법원이 즉시항고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상황이 녹록치 않다.
특히 법원이 한 차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했음에도 홈플러스가 끝내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은 부담이다. 수정 회생계획안에는 점포를 126개에서 67개로 줄이고 인력을 절반가량 감축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이 담겼지만, 회생의 전제 조건인 운영자금 확보에는 실패하면서 결국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단기간 내 신규 투자자를 확보할 가능성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통상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는 투자 검토와 실사, 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14일 안에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남은 변수는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의 결단이다. 그러나 양측은 회생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운영자금 지원을 둘러싸고 끝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메리츠는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의 실행 조건으로 MBK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과 보증을 요구해왔다.
반면 MBK는 김 회장의 사재 출연과 지급보증 등을 통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지원 의사를 밝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회생을 위해 운영자금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맞섰다.
지원 규모를 둘러싼 시각차도 컸다. MBK는 회생 신청 이전 지급보증과 이자 대납, 김 회장의 사재 400억원 출연, DIP 대출 연대보증 등을 포함하면 지원 규모가 4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메리츠는 상당 부분이 실제 현금 투입이 아닌 지급보증에 불과하다며 실질적인 현금 지원은 400억원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책임 공방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BK의 추가 자금 투입이나 메리츠의 지원 확대 등 양측 중 어느 한쪽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회생 동력을 되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시항고 불발 시 '법적 보호 종료'···채권자 강제집행 빗장 풀린다
만약 홈플러스가 즉시항고 기간 내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그대로 확정된다. 회생절차에 따른 법적 보호도 종료되면서 그동안 제한됐던 채권자들의 강제집행과 압류, 담보권 행사 등이 가능해진다.
회생절차 폐지가 곧바로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나 채권자가 별도로 파산을 신청할 수 있으며 법원이 지급불능 상태라고 판단할 경우 파산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 파산이 선고되면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이 회사 자산을 관리·처분하고 확보된 자금은 법이 정한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배분된다.
문제는 임직원과 협력업체, 입점업체 등 이해관계자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협력사들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4603개 협력사 가운데 약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청산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이들 업체는 핵심 판매처를 잃게 되면서 연쇄적인 경영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즉시항고의 기회는 열어뒀지만 결국 핵심은 20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실제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MBK와 메리츠가 책임 공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는 단기간 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운영자금 확보에 실패할 경우 회생절차는 사실상 종료 수순을 밟게 되고, 이후에는 협력업체 피해 최소화와 자산 처리 방안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임직원 체불임금, 중소협력업체 긴급자금 지원
정부는 이날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근로자와 중소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임금체불 근로자에게는 체불임금 대지급금과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고, 실직 근로자에게는 실업급여와 재취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홈플러스 협력업체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을 통해 총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고, 폐업을 희망하는 업체에는 점포 철거비와 재취업·재창업 지원도 실시한다. 폐업을 선택한 협력업체의 경우 최대 600만원 점포철거 비용과 법률 자문서비스도 지원한다.
임금체불 근로자에게는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1인당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1.5% 금리로 생계비 융자도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전담반(TF)을 통해 피해 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지원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선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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