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AI 전면 배치'···비은행 영토 확장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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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면 배치'···비은행 영토 확장도 총력

등록 2026.07.10 06:15

김다정

  기자

주요 금융지주, 이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신성장동력 재편''AI 에이전트' 속도전···'단순 챗봇' 넘어 실질적 업무 내재화 사활'이자 장사' 한계 직면···증권·보험 영토 확장·머니무브 흡수 총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하반기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고리·고환율·고물가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비은행·비이자이익 카드를 핵심으로 꺼내 들었다.

이달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그룹들은 잇달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예고하면서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KB금융지주는 오는 10~11일, 우리금융지주는 16일 각각 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이정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별도 정례회의 대신 최고경영자(CEO) 주재로 주요 현안을 수시 점검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선언에서 실행으로···거세지는 'AX' 바람


이번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AI'다.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회장들은 이미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AI 혁신'을 강조하며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근본적 체질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금융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AI를 전면 배치하겠다는 구상 아래 하반기 금융권의 인공지능 대전환(AX) 전략은 보다 구체화되고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묻고 답하는' 챗봇 시대를 지나, 스스로 판단하고 복잡한 금융 업무를 대행하는 'AI 에이전트(Agent)'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AI 에이전트 도입이 급물살을 타자 금융당국도 AI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상황이다. 특히 망분리 규제 완화 기조로 그동안 보안 규제에 막혀 적극적인 도입이 어려웠던 생성형 AI 등 첨단 기술을 지주사 차원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에 따라 하반기 금융지주간의 AI 주도권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포문은 신한금융이 열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회의에서 "리더들부터 AI를 직접 활용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선제적인 변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6일 열린 신한은행의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은행 본업과 연계한 AX를 통한 일하는 방식 혁신과 업무 생산성 제고를 하반기 주요 추진 전략으로 설정했다. 특히 그룹 통합 앱 '신한 슈퍼SOL' 출시를 시작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고객 기반 확대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단순히 수익성을 넘어 '누가 더 빠르고 안전하게 혁신 서비스를 안착시키느냐'가 향후 리딩금융의 판가름 짓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신한금융의 선제적 대응이 경쟁사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다른 금융그룹들의 하반기 전략회의도 AX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도 AI 에이전트 도입을 선언하고 속도전에 합류한 상태다. 하반기에는 얼마나 빠르게 적응하고 실행력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은행권 '이자 장사' 한계 도달···비은행으로 무게중심 이동


수익성 부문에서는 비은행의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 장사'에 기대던 기존 성장 방식이 한계에 직면한 영향이다.

올해 2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는 총 5조5661억원으로 집계된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0조894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5% 늘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상반기 실적보다 하반기 전략 변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생산적·포용금융 압박까지 거세지면서 '성장률 정체'라는 구조적인 장기 위협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그동안 금융지주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은행의 외형 성장이 한계에 달하자 이제 무게 중심은 증권·보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상반기엔 고환율 장기화 속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던 시기라면, 하반기는 비은행 영토 확장과 체질 개선의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자본시장 강세에 따른 머니무브 대응은 이번 하반기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꼽힌다. 은행 예·적금에서 빠져나간 이탈 자금이 증권·보험·자산운용 등 비은행 계열사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유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신한은행이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Wide & Deep'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그룹 통합 앱인 신한 슈퍼SOL을 중심으로 은행·카드·증권·보험·저축은행 등 그룹사의 금융서비스를 연결해 고객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단순 은행 거래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그룹 차원의 고객 유입을 늘려 비은행 계열사까지 동반 성장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동양생명·ABL생명 편입과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의 외형을 갖췄지만, 아직 수익·시너지 확대 측면에서는 미흡한 만큼 올 하반기 전략회의를 기점으로 어떤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I가 공통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올해는 좀 더 구체적으로 금융 업무 전반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AX·수익 체질개선 전략이 실제 조직과 현장에 얼마나 잘 정착했는지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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