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준비금 운용 수익으로 韓 재투자"···파이퍼의 '로컬 스테이블코인' 모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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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금 운용 수익으로 韓 재투자"···파이퍼의 '로컬 스테이블코인' 모델은

등록 2026.07.13 13:35

한종욱

  기자

테더·서클 한계 속 아시아 맞춤형 인프라 구축준비금 수익 한국 국채 재투자로 선순환 구조온체인 파이낸스 플랫폼 파이퍼로 사업 확장

폴킴 파이퍼 의장. 사진=강민석 기자폴킴 파이퍼 의장. 사진=강민석 기자

비트코인 매수를 위한 수단이었던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글로벌 경제의 유동성을 좌우하는 거대 인프라로 변모했다. 이달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시가총액이 테더(USDT)와 서클(USDC)을 중심으로 3100억 달러(약 466조원)를 넘어선 가운데 디지털자산 프로젝트들은 앞다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단 이 격전지 속에서 한국은 여전히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에 묶여 있는 상태다.

폴 킴 의장이 이끄는 뉴프론티어랩스는 이러한 한국 시장의 공백 속에 아시아 친화적인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앞서 미국 최초로 통화연방청(OCC)으로부터 스테이블코인 수탁 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한 비트고(BitGo)와 협력해 달러 스테이블코인 'FYUSD'를 발행했으며 최근에는 온체인 파이낸스 플랫폼 파이퍼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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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프론티어랩스가 스테이블코인에 집중하는 이유는 한국 기관 시장의 구조 변화 기대 때문이다. 폴 킴 의장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에서 채권 매니저로 오랜 기간 근무했다.

그는 "제가 국내 금융권에 근무하던 당시만 해도 해외펀드를 들여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현재 해외주식을 너무나도 편하게 살 수 있지 않냐"며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도 결국 비트코인, 이더리움 펀드를 내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대형 펀드 자금이 국내 거래소만으로 소화되기 어렵고, 글로벌 장외거래(OTC)-프라임 브로커 시장을 통할 수밖에 없다"며 "이때 결제 통화로 선택될 것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폴 킴 의장은 기존의 테더·서클이 아시아 시장의 정합적 설계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니어스법을 기반으로 운영 중인 회사의 노하우를 현재 국내 시장에 도입해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 기조상 국내 금융 당국이 테더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규제에 표준화된 서클은 아시아에서 글로벌 기준과 로컬 기준을 동시에 맞춰야 한다"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 그랩과 같은 '로컬 전략'이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로컬에 수익금 재투자하는 상생 모델 채택"


폴 킴 의장의 설명에 따르면 그랩은 단순 플랫폼이 아니라 생태계를 직접 구축했다. 지도를 자체적인 플랫폼에 탑재하고 로컬 정부와 협력해 고용창출까지 이뤄냈다.

그는 "우버가 구글맵에 의존했다면, 그랩은 자체 지도를 기반으로 인프라를 직접 구축했다"며 "이후 디지털 은행 라이선스까지 취득하며 '슈퍼앱'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폴킴 파이퍼 대표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폴킴 파이퍼 대표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그랩을 벤치마크하는 그가 내세운 것은 '로컬 밸류(Local Value), 로컬 임팩트(Local Impact)'다. 다시 말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운용 수익을 해당 국가로 되돌리는 구조다. 특정 국가에서 FYUSD가 사용되며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를 다시 그 국가의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스테이블코인이 해당 국가의 재정·자본시장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폴 킴 의장은 "우리 역시 미국 규제·기술 프레임을 가져오되 한국 규제와 경제 구조에 맞춰 준비금 수익을 재투자하고, 정부·금융사와 협력하는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지향한다"며 "실제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익을 한국 국채펀드에 재투자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중에 한국 기관이 테더나 서클을 쓰게 되면 이러한 수익금이 모두 해외로 나간다"며 "로컬 경제에 수익을 환원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육성하는 것이 국가 자본유출을 줄이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찾는 수요가 높은 신흥국에서도 각국 정부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파이퍼는 온체인 파이낸스 영역으로도 진출을 염두해두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이 ▲결제·송금 ▲실물연계자산 ▲탈중앙화금융 ▲에이전트 페이먼트 네 가지 축으로 나뉘는 만큼 단계적인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출시된 온체인 파이낸스 플랫폼 파이퍼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 콘크리트와의 협력으로 FYUSD를 비롯한 세 가지 자산으로 운용되고 있다.

폴 킴 의장은 "블랙록의 비트코인 채권 펀드가 유니스왑에 상장되고, 하이퍼리퀴드가 토큰으로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는 등, 전통 금융과 온체인 파이낸스는 이미 융합 단계에 들어갔다"고 내다봤다.

끝으로 "우리가 안 하면 결국 서클이나 다른 미국 기업이 할 것"이라며 "RWA·온체인 증권 시장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한국 자금과 수수료는 해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고 국내 시장은 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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