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스타트업, 증권가 경험 두루 겪고 VC 진입그룹서 강조한 디지털자산 미래 먹거리 발굴 역할토큰증권, RWA 시대 준비···국내서 펀드 조성 계획
"펀드와 토큰증권(STO)·실물연계자산(RWA)을 한 축으로 묶어 웹3를 교보그룹의 중장기 먹거리로 삼을 겁니다. 벤처투자와 디지털자산을 동시에 품은 올인원(All-in-one) 조직을 통해 디지털 금융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증권사들의 국내 디지털자산 거래소 지분 인수전이 가속화하면서 '토큰' 자산이 전통 금융권으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이 가운데 교보증권은 직접적인 지분 인수 가능성보다는 색다른 접근법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교보증권에서 이를 총괄하는 신희진 신사업담당 이사는 현재 벤처캐피탈(VC)사업부와 디지털자산Biz부를 이끌고 있다. LG전자에서 마케팅 경험을 쌓은 신희진 이사는 금융권으로 넘어와 주로 해외 투자은행(IB) 업무를 전담했다.
대우증권 시절에는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유안타증권에서는 TMT(텔레콤, 미디어, 테크놀로지) 섹터의 인수합병을 살폈다. 이후 자산운용사에서도 잠시 몸을 담았다.
벤처투자 실무 경험이 없는 그가 교보증권 VC 사업부를 전담하게 된 계기는 전통 금융 경력이 아닌 스타트업 창업 경험 덕분이었다. 신 이사는 "대기업에서 금융권으로 넘어온 뒤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이수했다. 그때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심정으로 반도체 회사를 창업했다"며 "스타트업을 운영한 경험과 IB를 합치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업무가 됐다. 당시 회사가 찾던 인재상이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입사 후 가장 먼저 구축한 것은 투자-사업-사후관리까지 한 번에 아우르는 구조다. 유기적인 프론트-미들-백 오피스 연결을 통해 교보증권에 VC의 DNA를 심은 셈이다. 이 조직을 기반으로 현재 VC 사업부는 핀테크·헬스케어·콘텐츠·반도체·인공지능을 중심으로 6개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총 운용자산은 5000억원 수준이다.
그에게 부여된 또 다른 임무는 디지털자산을 통해 교보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역할이다. 교보증권은 지난 2024년 디지털자산Biz파트를 출범했는데, 올 초 디지털자산Biz부로 승격했다. 초기 3명으로 시작한 디지털자산Biz부는 현재 6명 수준으로 커졌다. 설립과 승격 모두 신희진 이사의 입김이 컸다.
교보증권 신사업담당 조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큰증권과 RWA 섹터를 묶은 펀드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전용 펀드를 만들어 발행물(프라이머리)과 유통물(세컨더리)을 함께 매집하고, 인벤토리화한 뒤 국내외로 풀어내는 그림이다. 신 이사가 디지털자산과 VC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보니 양쪽의 실무를 살려서 보다 '투자'에서 특기를 살릴 수 있다는 계산도 실려 있다.
그는 "IB하던 시절 특기 중 하나가 '크로스보더'다. 이를 접목해 우선 파일럿으로 펀드를 꾸려볼 심산"이라며 "단순히 수익률만 보는 펀드가 아니라, 시장 선점, 파일럿 역할, 크로스보더 분산까지 동시에 염두에 둔 구조다. 말 그대로 중장기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교보그룹의 관심사와도 맞닿아 있다. 최근 교보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보험료 수납과 보험금 지급 서비스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했다.
신 이사는 "스테이블코인은 결제 및 송금 관련 사업이라 증권사가 주도하기엔 제약이 있다. 그룹엔 결제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교보생명이 그룹 TF의 총괄로서 디지털자산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증권은 STO, RWA 같은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보고 있고, IB는 발행, 자산관리는 유통, 추후에 크립토 ETF·ETP가 나오게 되면 세일즈앤트레이딩이 유동성 공급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를 상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보문고가 영위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지적재산권(IP) 토큰화도 신사업 담당 조직에서 주목하는 또 다른 축이다. 교보문고가 서적 유통뿐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까지 가진 점을 살려 콘텐츠 IP 권리 관계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토큰화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현재까지 토큰증권, RWA 시장 자체가 아직 스몰 마켓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머니마켓펀드(MMF)나 미국 국채를 토큰화한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제도적 기반이 아직 완비되지 않았고 연금·기관투자자의 자산배분 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은 탓"이라며 "결국 기관투자자들이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받아 국내 거래소에서 MMF·국채형 RWA 토큰이 자유롭게 거래되는 상황이 돼야 시장이 의미 있게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콘텐츠·엔터 IP 특유의 리스크 관리도 언급했다. 이어 "콘텐츠·엔터 IP는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많다. 기초자산 자체가 한 번에 훼손될 수 있는 사례도 있다"며 "그래서 여러 형태를 통해 구조를 면밀히 검증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뉴스웨이 한종욱 기자
onebell@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