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수수료 중심 영업 구조에 변화GA·보험사, 양질 고객 DB 확보에 집중상담 품질·계약 유지율 중요성 부각
1200%룰 시행으로 보험 판매시장의 경쟁 방식이 변하고 있다.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선지급 수수료가 제한되면서 고액 수수료를 앞세운 설계사 영입 경쟁과 부당 승환계약이 위축됐다. 반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담과 장기 고객관리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 모두 양질의 고객 데이터(DB)와 디지털 영업 지원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GA 소속 설계사에도 '1200%룰'이 적용되면서 영업 현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200%룰은 보험계약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모집수수료와 시책, 정착지원금 등 모든 보상의 총액을 월납보험료의 120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규제다. 그동안 일부 GA에서는 높은 선지급 수수료와 정착지원금을 앞세워 설계사를 공격적으로 영입해 왔지만 제도 시행으로 이 같은 경쟁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아울러 해당 규제는 설계사의 잦은 이직과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한 취지로 이달 1일부터 시행됐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설계사 이탈과 영업력 약화를 우려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룰 시행 이후 기대했던 수준의 수수료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GA를 떠나는 설계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영업조직 재편 과정에서 3~4분기에는 신계약 판매가 둔화되고 일부 GA와 보험사의 수익성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단순히 수수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보험영업 방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은 설계사 확보를 위한 수수료 경쟁이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존 고객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신규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영업 인프라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에 맞춰 보험사들은 고객 데이터 기반 영업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9일 고객 DB 기반 영업조직인 'TC(Total Consultant)지점'을 출범했다.
TC지점은 삼성화재가 확보한 양질의 고객 DB를 설계사에게 제공해 안정적인 상담 기회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영업 지원 시스템을 결합한 새로운 영업 모델이다. 설계사가 신규 고객을 직접 발굴하는 부담을 줄이는 대신 상담의 질과 계약 유지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기존의 보험영업은 지연, 학연 등 개인 인맥에 의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보장 분석과 컨설팅 중심의 전문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삼성화재는 TC지점 소속 설계사에게 등록 후 1년 차에는 매월 30건, 2년 차에는 매월 20건, 3년 차에는 매월 10건씩 총 3년간 총 720건의 고객 DB를 지원한다
토스인슈어런스는 데이터 기반 영업을 경쟁력으로 갖춘 대표적인 GA로 꼽힌다. 2022년 2명의 설계사로 시작한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 3월 3000명을 돌파하며 단기간에 초대형 GA로 거듭났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보험계리사 출신 데이터 분석(DA) 인력을 시스템팀에 배치해 고객 사용 경험과 활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B 테스트를 반복 수행하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연령, 성별, 지역은 물론 기존 가입 보험과 상담 이후 변경 이력까지 반영해 개인별 최적의 상품을 설계·추천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또한 자체 IT 기술로 개발한 '상품 내비게이터'를 통해 상담 시 고객의 기본 정보와 보장 수요를 입력하면 제휴 보험사의 상품 가운데 경쟁력 있는 상품을 순차적으로 제시하는 기능도 운영 중이다.
세금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GA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청구 대행 서비스 '리턴즈' 운영사 마이크로프로텍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GA 등록을 완료했다.
약 24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삼쩜삼은 기존 고객 DB를 기반으로 보험 가입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선별하고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업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1200%룰 시행 이후 이러한 데이터 기반 영업 모델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한다. 수수료 경쟁이 제한된 만큼 고객 접점과 상담 품질, 계약 유지율을 높일 수 있는 영업 체계가 실적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1200%룰 도입으로 과거처럼 자금력을 앞세운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은 한층 약해지고 대신 조직 관리와 운영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며 "일부 중소형 GA는 인력 유지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교육 체계와 고객관리 기반이 잘 갖춰진 회사에는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는 고객 DB를 얼마나 확보하고 활용하느냐와 디지털 인프라 수준, 컴플라이언스 대응 능력이 GA의 성패를 가르는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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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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