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SK실트론 가치 역전···매각 대상서 AI 핵심 자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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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가치 역전···매각 대상서 AI 핵심 자산으로

등록 2026.07.15 14:19

수정 2026.07.15 14:20

신지훈

  기자

최태원 회장, AI 풀스택 강조로 웨이퍼 가치 부상HBM‧DDR5 생산 핵심 소재, 웨이퍼 중요성 확대SK그룹, 재무개선·미래 경쟁력 사이 선택 기로

사진=SK실트론 제공사진=SK실트론 제공

SK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추진했던 SK실트론이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생산의 출발점인 실리콘 웨이퍼 공급망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며 매각 대상이었던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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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추진하던 SK실트론이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전략적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실리콘 웨이퍼 공급망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숫자 읽기

SK실트론은 경북 구미 신공장에서 300㎜ 실리콘 웨이퍼 양산을 시작했다

총 2조3000억원 투자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였으며, 이달부터 고객사 대상 출하가 본격화됐다

SK실트론 영업이익은 2024년 3155억원에서 지난해 1931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에 그쳤다

총차입금은 올해 3월 말 기준 3조855억원으로 늘었다

맥락 읽기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며 웨이퍼 등 핵심 소재 확보가 반도체 경쟁력의 중심축으로 이동했다

과거에는 소재 산업이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 확대를 뒤따랐지만, AI 시대에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전략적 선택

SK실트론 매각은 단순한 몸값 산정 문제가 아닌 SK그룹의 AI 시대 경쟁력 선택 문제로 전환됐다

SK㈜는 지난해 말 두산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보유 지분 70.6% 매각을 추진했다

거래 규모는 3조~4조원 수준으로 예상됐으나,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어떤 의미

SK실트론은 과거 재무 개선을 위한 매각 자산에서 AI 시대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각 여부는 SK그룹이 AI 시대 핵심 경쟁력을 어디에 둘 것인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택이 될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K실트론은 최근 경북 구미 신공장에서 300㎜(12인치) 실리콘 웨이퍼 양산을 시작했다. 총 2조3000억원이 투입된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로 이달부터 고객사 대상 제품 출하도 본격화했다.

300㎜ 웨이퍼는 HBM와 DDR5((서버용 고성능 D램) 등 첨단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핵심 소재다. 기존 200㎜ 웨이퍼보다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 수가 두 배 이상 많아 AI 서버용 메모리 생산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 경쟁이 심화하면서 소재 공급망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HBM 수요가 급증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웨이퍼와 패키징 등 핵심 소재·부품 확보가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 웨이퍼 산업은 반도체 제조사의 생산 확대를 뒤따르는 소재 산업으로 평가됐다. 반도체 기업이 생산량을 늘리면 이에 맞춰 공급하는 구조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려 해도 핵심 소재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증설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쟁의 중심축이 '더 좋은 칩을 만드는 기술'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역량'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다.

SK실트론의 가치 변화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AI 풀스택'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AI 풀스택은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 소재 등 AI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행사와 주요 외신 인터뷰에서 "메모리는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사이클 산업이 아니다"며 AI 시대에는 전체 공급망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역시 AI 메모리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ADR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도 HBM 생산능력 확대와 첨단 패키징 경쟁력 강화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메모리 생산량 확대는 곧 웨이퍼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SK실트론 매각은 단순한 몸값 산정 문제가 아니라 SK그룹이 AI 시대 어떤 경쟁력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으로 바뀌었다.

SK㈜는 지난해 말 두산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보유 지분 70.6%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SK실트론 기업가치를 약 5조원으로 평가했고, 거래 규모는 3조~4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반년 넘게 본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가격과 세부 조건 조율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 경쟁 심화로 SK실트론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점도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

물론 SK그룹의 재무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SK실트론 영업이익은 2024년 3155억원에서 지난해 1931억원으로 감소했고,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8억원에 그쳤다. 총차입금 역시 올해 3월 말 기준 3조855억원으로 늘었다.

결국 SK실트론은 SK그룹 리밸런싱의 상징적인 사례가 됐다. 과거에는 재무 개선을 위해 정리해야 할 자산이었지만, AI 시대에는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메모리뿐 아니라 웨이퍼 공급망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SK실트론 매각 논의가 길어지는 것은 단순한 가격 협상이 아니라 AI 시대를 맞아 SK그룹이 어떤 자산을 전략적으로 가져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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