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언팩서 더 깊어진 삼성·퀄컴 밀월···엑시노스, 플립8에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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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서 더 깊어진 삼성·퀄컴 밀월···엑시노스, 플립8에만 남았다

등록 2026.07.24 14:43

고지혜

  기자

엑시노스 2600, 플립8 일부 지역 물량에만 탑재폴드·워치·스마트안경까지 '스냅드래곤' 확대비메모리 3년 누적 적자 13.5조···실적 반등 부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악수하고 있다. 출처=갤럭시 언팩 유튜브 갈무리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하반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악수하고 있다. 출처=갤럭시 언팩 유튜브 갈무리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2026에서 공개한 차세대 라인업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주도권을 퀄컴에 전면 내줬다. 폴더블폰(플립8 일부 제외)은 물론 스마트워치와 스마트안경까지 '스냅드래곤' 영토가 확장되면서 자체 칩 '엑시노스'의 입지는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최대 고객인 갤럭시향 공급 축소가 현실화하면서 수조 원대 적자가 누적된 시스템LSI·파운드리사업부의 실적 반등 시점도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공개한 신제품 6종 가운데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한 제품은 '갤럭시 Z플립8'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한국과 유럽, 남미 등 일부 지역 출시 물량에만 적용되며 미국·중국·일본 모델에는 퀄컴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탑재된다.

지난해 출시된 Z플립7의 경우 엑시노스가 전량 탑재됐으나, 올해는 퀄컴 스냅드래곤과 국가별로 물량을 나누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후퇴한 것이다.

나머지 제품에도 모두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들어간다. '갤럭시 Z폴드8'과 'Z폴드8 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전량 탑재된다. '갤럭시 워치9'과 '갤럭시 워치 울트라2'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가 적용되며, 차세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에도 '스냅드래곤 AR1 1세대'가 탑재된다. 이번 언팩에서 엑시노스가 확보한 자리는 사실상 '플립8 일부 지역 물량'에 그친 셈이다.

업계에서는 폴더블폰 특유의 구조적 한계가 퀄컴 채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폴더블폰은 방열 공간이 제한돼 발열 제어와 전력 효율,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중요하다. 엑시노스가 과거 전력 효율과 발열 제어에서 퀄컴보다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폴더블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검증된 스냅드래곤을 우선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칩 선정과 관련해 제품 방향과 사용자 경험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차성태 MX사업부 웨어러블 상품 기획 프로는 "칩셋을 선정할 때 회사가 나아가려는 방향에 맞는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이번에는 퀄컴 칩셋이 해당 기준에 부합해 선정했으며, 향후에도 제품에 가장 적합한 칩셋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퀄컴이 갤럭시 생태계로 깊숙이 들어올수록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파운드리사업부의 부담이 극대화된다는 점이다.

엑시노스 2600은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핵심 제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가 사실상 최대 고객인 만큼 탑재 물량이 줄면 시스템LSI의 매출과 파운드리의 실적 회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두 사업부의 적자가 수년간 누적된 상황이라 부담은 더욱 크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합산 영업손실은 2023년 2조2000억원, 2024년 5조4000억원, 2025년 5조9000억원으로 3년간 누적 적자만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폴더블과 워치 신제품에서 퀄컴 비중이 다시 확대되면서 하반기 반등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이후 3년 만에 언팩 무대에 직접 올라 추가 협력 확대를 예고한 점도 엑시노스에 부담이다. 아몬 CEO는 "앞으로 더 많은 삼성전자 제품에서 스냅드래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스마트폰 AP를 넘어 워치와 차세대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등 삼성전자 디바이스 전반으로 공급 범위를 넓히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엑시노스의 향후 입지가 '갤럭시 Z플립8'의 판매 성과와 시장 평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차기 AP인 '엑시노스 2700'을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7 시리즈의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은 물론 새롭게 추가되는 프로 모델까지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립8의 흥행 여부가 차기 엑시노스의 탑재 범위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플립8에서 엑시노스 2600의 성능과 전력 효율, 발열 안정성을 입증해야 차기 제품의 적용 범위를 넓힐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언팩에서는 폴드8 울트라와 차세대 XR 기기가 기술적 화제를 모은 반면 플립8은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아 비메모리 사업의 실적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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