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의존 축소·조달망 다변화바로사 가스전 연 110만배럴 확보초경질유 나프타 투입···PX·석유제품 생산
SK이노베이션 E&S가 호주에서 직접 확보한 초경질유를 국내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한다. 해외 가스전에서 생산한 자원을 국내 정유·석유화학 공정까지 직접 연결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의 공급망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SK이노베이션 E&S는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된 초경질유 30만 배럴이 오는 8월 초 인천항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바로사 가스전 지분을 통해 확보하는 초경질유는 연간 약 110만 배럴로 이번 도입은 이 가운데 첫 물량이다.
이번 도입량은 SK이노베이션 E&S가 바로사 가스전 지분을 통해 연간 확보하는 초경질유 110만 배럴의 약 27%에 해당한다. 추후 나머지 지분 물량의 국내 반입 시기와 규모는 생산 일정과 국내 설비 운영 상황 등을 고려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물량은 SK인천석유화학의 초경질유 처리 설비에 투입된다. 공정에서 분리된 나프타는 파라자일렌(PX) 생산 원료로 사용되며 일부는 휘발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 생산에 활용될 예정이다.
해외에서 확보한 자원을 계열사 설비에 직접 투입하면 외부에서 원료를 전량 구매하는 것보다 조달 경로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원가 절감 폭은 초경질유의 거래가격과 해상운임, 제품별 수율, 국내 정제·석유화학 시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도입은 단기적인 이익 확대보다는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원료 공급선을 추가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SK이노베이션 E&S는 바로사 가스전에서 생산한 액화천연가스(LNG)도 올해부터 매년 약 130만톤씩 국내에 도입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LNG 수입량의 약 3%에 해당한다.
SK이노베이션 E&S는 2012년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참여해 매장량 평가와 인허가, 생산설비 건설 등 개발 과정에 참여했다. 회사는 사업 기간 동안 바로사 가스전에서 초경질유 약 2200만 배럴과 LNG 2600만톤(t)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초경질유 110만 배럴과 LNG 130만톤 규모다.
이번 도입은 국내 원유와 석유화학 원료의 조달 지역을 호주로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는 원유와 나프타 등 주요 원료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운항 차질이나 해상운임 상승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호주산 물량만으로 중동 의존 구조를 크게 바꾸기는 어렵지만, 기업이 직접 확보한 자원을 장기간 국내로 들여온다는 점에서 공급망 다변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바로사 가스전은 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만큼 생산되는 초경질유를 주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수급 안정성이 높다"며 "호주도 중동보다 지정학적 위험이 낮은 지역인 만큼 향후 바로사 가스전의 초경질유를 우선적으로 국내에 도입하되, 구체적인 물량과 시기는 국내 수급 상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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