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50년물 채권 금리 사상 최고치 경신조달 비용 증가 및 평가 손실 동시 압박헤지 전략 등 관리 성패가 실적 방어 좌우
국고채 30년물과 50년물 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내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치솟고 있다.
증권업계는 채권 평가 손실과 조달 비용 증가라는 '중복 악재'를 마주한 가운데 향후 헤지(Hedge, 위험 회피) 전략 등 위험 관리 능력이 실적 방어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고채 30년물은 연 4.643%, 50년물은 연 4.538%를 기록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국고채 3년물의 금리도 연 3.959%로 연중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23년 11월 2일(연 3.979%) 이후 약 19개월 만의 최고치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한다. 기존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신규 채권이 등장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기존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증권사는 채권을 보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증권채 발행을 통해 많은 규모의 자본을 조달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에 따라 보유 채권 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드는 동시에 증권채 조달 비용도 늘어나 경영 환경이 악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증권업이 지난해 6월 말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약 3조8000억원의 채권 운용 손실을 인식했다고 추산했다. 현금 및 예치금, 지분증권 등의 비중 확대가 금리 민감도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인플레이션 변수 등으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도 지적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상승이 증권업에 미치는 영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금리가 예상치를 벗어나 가파르게 상승하면 국내 증권회사의 손실 규모는 추정 규모보다 커질 수 있다"며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에 대비하여 보유채권의 듀레이션을 줄이거나 금리파생상품을 헤지 목적으로 활용하는 등 위험관리 전략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채권 금리의 급격한 변동성이 증권업계의 최대 리스크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냐 상승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변동성이 튈 때가 가장 큰 문제"라며 "현재 증권사들은 향후 금리가 인상되는 걸로 예측해 헤지를 설정해가면서 운용한다. 가령 금리 인하를 결정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충격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평가 손실 및 조달 비용 부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증권사가 단순 PI(자체 계정을 통한 직접투자)로만 하는 게 아니라, 헤지 설정을 통해 어떻게든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채권 운용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노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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