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7일까지 20.3% 조정···28일에는 10.84% 추가 급락V-KOSPI 역대 최고···반도체 확장 40개월·AI 둔화는 변수
한국은행이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주가 하방압력을 제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변동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29일 한국은행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2026년 7월 임시국회 업무현황'에 따르면 한은은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영업이익 전망 등 양호한 펀더멘털 여건은 국내 주가의 하방압력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최근 AI 투자 둔화 우려와 외국인 순매도 등으로 큰 폭 조정을 받았다. 업무보고 집계 기준인 7월 1일~27일 코스피 하락률은 20.3%다. 같은 기간까지 연초 대비로는 60.3% 올라 대만 50.7%, 일본 29.0%, 미국 8.3%, 유럽 8.5%를 웃돌았다.
시장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인 V-KOSPI는 7월 일평균 85.3으로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70.3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 목적 매도와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가 맞물린 가운데 AI 투자와 주요국 통화정책 관련 소식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인 영향이다.
업무보고 집계 이후에도 불안은 이어졌다. 코스피는 28일 하루 동안 10.84% 급락한 6023.66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성장에 대한 경계가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주가의 버팀목으로 지목한 반도체 경기는 2023년 3월 이후 40개월째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2020년 다섯 차례 확장기의 평균 29개월보다 11개월 길다. HBM 등 주문형 고성능 반도체가 호황을 이끄는 가운데 AI 서버 수요 증가로 범용 반도체 가격도 급등했다.
한은은 AI 연산 수요 증가와 빅테크의 투자 지속, 높은 공정 난이도에 따른 공급 확대 제약을 고려하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적어도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AI 사업의 수익성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조정과 빅테크의 실물투자 축소, 에너지 병목은 주가와 반도체 경기의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반도체 호황은 국내 성장세도 끌어올리고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 2.6%를 큰 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수혜가 일부 산업과 계층에 집중된 점은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물가와 통화정책에서는 긴축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 근원물가는 2.5%, 생활물가는 3.4%를 기록했다. 한은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를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과 신용대출이 함께 늘며 5월~6월 월 8조~9조원대 증가했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지방 중소기업 지원과 금리정책 보완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지급결제 분야에서는 24시간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을 오는 9월 시범 가동하고 2027년 1월 본 운영할 계획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에 우선 발행을 허용하고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법정 정책기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미투자에 필요한 한은 부담 재원은 보유 외화자산의 운용수익 범위에서 충당한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우선 확보하면서 한미전략투자공사에 자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투자 자금을 집행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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